박주영(28, 아스날)이 늪에 빠졌다. 주급 자진삭감이라는 이름의 늪이 박주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오언 코일 감독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위건의 지역지 위건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박주영 영입을 위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의 소속팀인 아스날과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챔피언십인 위건은 최근 박주영의 임대이적을 위해 아스날과 협상을 펼쳤다. 긴급 임대 형식으로 이적 시장이 마감됐지만 3개월간 영입을 원했던 위건은 돈 문제 때문에 박주영 영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코일 감독은 "우리는 정말 박주영을 데려오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챔피언십리그 규모에 맞는 주급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재정적인 상황은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주급삭감을 받아들이지 않는한 이적은 어렵다는 결론이다.
박주영 입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가 마냥 쉽지는 않다. 아스날에서 경쟁해보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찰나인데다, 선수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인 주급을 스스로 낮추기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지성처럼 전성기를 보내고 은퇴를 앞둔 입장도 아니다. 지금 받고 있는 주급이 박주영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유일한 버팀목일 수 있다.무턱대고 주급을 깎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그 주급은 이상적인 기준에서 현실적인 장애물로 변했다. 진출한지 벌써 2시즌이 지났지만 박주영은 EPL에서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높은 주급을 지불하며 그런 선수를 데려오려하는 팀은 많지 않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막판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됐던 프랑스 리그1 생테티엔 역시 그의 높은 주급을 부담스러워했고, 결국 다른 공격수로 선회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유럽 무대에서 박주영과 비슷한 선수들은 많다. 재능있고 쓸만한 공격수를 찾는 클럽들의 눈에는 박주영 역시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공격자원에 불과하다. 고액의 주급이라는 마이너스 옵션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박주영이 경쟁을 넘어 이적을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키느냐, 주급 자진삭감의 굴욕을 지고서라도 뛸 수 있는 팀을 선택하느냐. 2014 브라질월드컵을 8개월 가량 앞둔 상태에서 박주영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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