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청순 아이콘에서 연기파로 '다시 보이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10.17 08: 53

배우 손예진이 연기 내공을 입증한다. 내면을 폭발시키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관객을 만날 손예진은, 청순 아이콘에서 어느덧 연기파로 불러도 손색없는 배우가 됐다.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공범'(국동석 감독)은 핏빛 스릴러가 아닌 감성 스릴러다. 몇 년간 지독히 잔인한 스릴러가 한국영화계에서 판을 쳤지만 이 스릴러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하는 것은 여배우 손예진이다.
'공범'은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유괴살인사건의 공소시효 15일 전,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사랑하는 아빠를 떠올리게 되면서 시작되는 딸 다은(손예진 분)의 의심을 그려내는 작품.

배우 김갑수의 묵직한 존재감을 배경으로 철저히 손예진의 감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아버지를 살인자로 의심하는 딸의 갈등과 고뇌를 그리며 관객들을 이입시킨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범죄자라면?'이란 질문이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손예진은 그 딜레마를 온 몸으로 표현해낸다.
'과연 딸은 어떤 선택을 할까?'가 이 영화를 집중하게 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지점,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드는 세밀한 감정들이 손예진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손예진은 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시작으로 '여름향기'를 통해 청순한 첫사랑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그가 이미지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준 드라마는 '연애시대'. 이 작품으로 기술적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감성 연기가 가능한 연기자임을 보여줬다.
이후 잇따른 영화들을 통해 한국 대표 여배우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무방비 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오싹한 연애' 등이 그의 대표적인 영화 프로필이다. 여배우 기근이란 말이 쉽게 떠나지 않는 충무로에서 손예진은 스타성과 연기력을 둘 다 지닌 손에 꼽히는 가치 있는 배우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도 멜로 장르에 재능이 돋보여 '멜로퀸'이라는 수식어를 달았고, '무방비 도시' 같은 영화를 통해서는 캐릭터의 확장을 보여줬다. '타워' 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한국영화에서는 힘들다는 여배우 원톱 주연급이다.
그런데 '공범'은 또 한 번 이런 손예진을 다시 보게 만든다. 대사 이상의 감정이 눈으로 전달된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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