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0회'가 적극적인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통 드라마는 방송 전 언론을 상대로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는데, 최근 케이블에서 본 방송 전, 보다 빠르게 시청자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0회(스페셜)를 방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료 프리미어 VOD를 미리 제공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동시에 작품의 시대배경과 캐릭터 등에 대해 설명하며 이해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제작발표회인 셈.
드라마 0회 방송은 홍보효과를 올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지식 주입식 내용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잃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0회를 방송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독특한 소재와 형식, 캐릭터가 소개돼 화제를 모은 것. 이어 지난 11일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즌2격인 '응답하라 1994'도 첫 방송을 앞두고 0회 스페셜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 tvN 새 월화드라마 '빠스껫 볼' 역시 14일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특집다큐를 편성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다른 다큐 형식으로 시대적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당시를 지내온 인물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빠스껫 볼'의 특집다큐 같은 경우 '응답하라' 시리즈만큼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다큐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는 반응.
MBC 역시 지난 4월 월화드라마 '마의'와 '구가의 서' 사이에 신작 드라마를 소개하는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3월 25일 '마의'가 종영된 후, '구가의 서'가 한 템포 쉬고 4월 8일 첫 방송을 결정하면서 공백이 생긴 것. MBC는 이 공백을 '구가의 서'를 비롯한 신작 드라마를 소개하는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했다. '구가의 서'의 경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성공했지만, 자칫하면 공백 때문에 타사 작품에 시선을 빼앗기는 경우가 발생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 중에서도 '응답하라 1994'는 0회 덕을 톡톡히 봤다. 스페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 이를 증명하듯 '응답하라 1994'가 방송된 다음날 관련 내용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장식하기도 했다.
tvN의 한 관계자는 OSEN에 "드라마 0회의 시작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했던 것이다. '응답하라 1997' 때부터 시작했는데 당시 이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생소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 1990년대가 배경인 만큼 시대 설명과 캐릭터 소개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또 본 방송 전에 노출되다 보니까 홍보효과도 있고,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1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의 경우 0회 방송을 작품 기획 단계부터 계획했다"며 "시청률 2% 가까이 나왔고, 무료로 다시보기 서비스가 되면서 시청자들이 편집영상까지 만들어 SNS에 올리더라. 조회 수가 몇 십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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