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은 떨어지는 것이 남았으니까요. 제가 먼저 자만하면 안 됩니다”.
주전 포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공백을 메우는 동안 그가 팀을 대신 이끌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역할을 해냈다. 두산 베어스의 슈퍼 서브 포수 최재훈(24)이 자신을 향한 주위의 찬사에 아직 멀었다며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최재훈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라인업 대신 벤치 멤버로 후반 교체 투입을 기다린다. 그동안 주전 포수 양의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신 마스크를 썼던 최재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4-3 끝내기 승리 시 14회까지 모두 마스크를 썼고 4차전에서는 역전 결승 투런으로 북 치고 장구쳤다. 5차전 승리 시에도 연장 끝까지 안방을 지키며 활약했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바삐 몸을 움직이며 블로킹을 하고 과감한 리드도 펼친 최재훈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선발 노경은-계투 홍상삼의 뛰어난 활약을 이끌며 4-2 승리에 공헌한 최재훈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양의지의 몸 상태가 나아짐에 따라 체력 보완 등을 위해 일단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그래도 경기 전 맹훈련은 빼놓지 않았다.
훈련을 마치고 한숨을 돌리던 최재훈은 “제 활약상에 대한 기사문이나 칭찬글들은 우리의 시즌이 끝난 뒤 보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주위의 칭찬에 스스로 부화뇌동되어 우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
“제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은 페이스나 제 스스로의 기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나오는 칭찬글들을 바로바로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팀의 시즌이 모두 끝나고 보고 싶어요”.
뒤이어 최재훈은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선수들 전체가 잘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된 팀인 만큼 최대한 높은 자리에 함께 오르고 싶어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프로 데뷔 때부터 큰 야구 욕심을 갖고 자신을 담금질하던 최재훈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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