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탄착군이 도너츠를 연상시키듯 외곽으로 둥글게 궤적을 그렸다. 심하게 몰리는 공은 없었다. 그러나 외곽 위주의 피칭은 결국 잦은 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우완 이재우(33)가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재우는 17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2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아쉬움을 비추며 0-2로 뒤진 2회말 2사 2루서 데릭 핸킨스에게 바통을 넘겼다.
1회말 선두타자 박용택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한 이재우는 김용의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이진영의 초구 포수 파울플라이로 2아웃을 쌓은 이재우는 정성훈과 풀카운트 대결 끝에 볼넷으로 1,2루에 주자를 놓았다. 후속 타자는 올 시즌 최고령 타격왕 이병규(9번). 그러나 이재우는 높은 유인구 슬라이더(126km)로 타격왕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며 첫 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말 전날(16일) 동점 투런 주인공 이병규(7번)를 선두타자로 맞이한 이재우는 볼넷으로 내보내며 2회 연속 선두타자를 1루로 출루시켰다. 그리고 오지환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제구난 속 무사 1,2루 재차 위기를 맞은 이재우. 그 순간 두산은 핸킨스를 불펜에 대기시키며 이재우의 다음을 생각했다.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된 순간. 윤요섭은 우익수 방면으로 밀어쳤고 뜬공과 함께 3루에서 홈으로 태그업한 이병규(7번)가 홈을 밟으며 이재우의 선실점으로 이어졌다. 2사 3루. 그러나 이재우는 2아웃에서 동기생 박용택에게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 째를 기록했다. 다급했던 두산은 추가 위기를 막기 위해 곧바로 이재우를 내렸다. 핸킨스가 김용의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덕택에 이재우의 승계 실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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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