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LG 감독의 선택이 계속 적중하고 있다. 전체 타선의 폭발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적어도 7번 이병규(30)는 배치하는 곳마다 맹활약으로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가는 곳마다 자신의 새로운 별명대로 ‘빅뱅’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손을 봤다. 전날과 선발 출장 선수, 그리고 수비 위치는 같았으나 타순을 조정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이병규를 6번 타순으로 내린 것이었다. 대신 전날 하위타선에 있었던 김용의가 2번으로 이동했고 하위타선 선수들 사이에서도 타순 조정이 있었다.
이병규는 2번 타자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LG가 고심 끝에 내린 첫 해답이었다. 그리고 첫 타석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2점 홈런을 치며 김기태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런데 이런 이병규가 하루 만에 다시 6번으로 내려간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병규가 하위타선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바라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LG 하위타선은 전날 11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다.

3번 이진영, 4번 정성훈, 5번 이병규(9번)이 건재한 상황에서 1차전에서 공에 대한 집중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였던 이병규 카드는 해결사 혹은 돌파구 몫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이병규는 이런 기대치에 100% 부응했다. 4번의 타석에서 2개의 안타를 쳤고 1번은 볼넷을 고르며 이번에는 하위타선에서 팀 공격의 숨통을 텄다.
2회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이재우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낸 이병규는 이후 오지환의 볼넷, 그리고 손주인의 희생번트 때 3루에 갔고 윤요섭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팀의 결승점을 올렸다. 3회에는 2사 1루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로 이병규를 3루까지 보냈다. 5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역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팀 공격의 시발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덕분일까. 전날 침묵으로 일관했던 LG 하위타선은 이날 1차전과는 달리 활발한 출루를 선보이며 중심타선보다 더 빛나는 활약을 했다. 이병규 오지환 손주인 윤요섭으로 이어진 LG 하위타선은 이날 8번이나 출루에 성공했다. 출루율은 무려 6할1푼5리였다. 팀의 결승점이 된 2회 2점도 결국 하위타선이 만들어 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LG는 2-0으로 이겼다. 전반적으로 답답한 양상을 보였지만 LG 타선에서 이병규 카드가 다시 한 번 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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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