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남의 기쁨을 안았으나 자신의 포스트시즌 난조가 겹쳐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믿음직한 계투 요원. 비록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기록한 호투였으나 다음 경기를 생각하면 그의 회복세는 완패 속에 반가운 위안거리다. ‘메시아’ 정재훈(33, 두산 베어스)이 팀의 영패 속에서 점차 나아지는 투구를 펼쳤다.
정재훈은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서 0-2로 뒤진 6회말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고 폭투를 범하기도 했으나 위기를 넘긴 뒤 7회도 무실점으로 넘기며 2이닝 1피안타(탈삼진 1개)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은 비록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노히트급 피칭의 벽을 넘지 못하고 0-2로 완패했으나 정재훈의 회복은 팀에게 위안거리였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 정재훈은 불안한 투구 내용으로 인해 마무리로서 믿음을 심지 못하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1차전서 이택근에게 끝내기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된 정재훈은 2차전서도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급격히 흔들렸다. 8-5 승리로 끝난 5차전서도 정재훈은 마지막 투수로 올랐으나 이택근에게 투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 두산 계투진에서 정재훈은 가장 자주 경기를 매조진 경험을 지닌 베테랑. 김진욱 감독도 포스트시즌 시작과 함께 “정재훈이 우리팀 마무리”라며 믿음을 보였으나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정재훈은 2008시즌 중 마무리 보직의 부담감으로 인해 난색을 표했던 바 있는 투수다. 올 시즌 중 마무리로 자리한 데는 자신 밖에 마무리 보직을 소화할 투수가 없다는 책임감이 발현된 것이다.
그의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은 자신의 준플레이오프 난조 뒤로 득남의 기쁨이 있었기 때문. 정재훈은 지난 9일 둘째 아이인 아들을 얻었다. 그러나 팀이 절박한 순간에서 득남의 기쁨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노심초사하며 자신의 회복 여부에도 답답해했던 정재훈이다. 동료들도 제대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끙끙 앓던 정재훈을 안타까워했다.
그 시점에서 정재훈의 계투로서 분전투는 분명 값졌다. 1차전 승리 여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승1패를 만들었으나 1차전 3이닝 세이브를 올린 홍상삼에 이어 정재훈이 자신의 투구감각을 찾았다는 것은 다음 반격 기회를 기대하게 할 수 있는 위안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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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