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996일 만의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그리고 그 감격적인 순간의 마지막은 철벽 마무리 봉중근(33, LG)이 있었다.
LG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8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역투, 그리고 9회 마운드에 올라 두산의 마지막 반격을 완벽하게 잠재운 봉중근의 세이브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전날(16일) 1차전에서 2-4로 졌던 LG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산에 잠시 내줬던 분위기도 다시 되찾았다.
리즈의 호투가 워낙 강렬했던 경기였다. 최고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며 두산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그리고 LG는 2-0으로 앞선 9회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인 봉중근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이 9회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며 마지막 반격을 노렸으나 봉중근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2007년 국내무대로 돌아온 봉중근은 올해가 포스트시즌 첫 출전이다. 첫 경기였던 1차전에서는 승계주자에게 홈을 허용하며 썩 깔끔하지 않은 출발이었다. 2-3으로 뒤진 9회 무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정수빈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승리를 지켜야 할 상황이 된 2차전에서는 달랐다. 김재호 이종욱 정수빈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전날 9회 마지막 추가점을 합작한 김재호 정수빈을 잡은 것도 상징적이었다.
이로써 봉중근은 팀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첫 승리와 함께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도 기록했다. 지난해 전업 마무리로 전환해 정규시즌에서 두 시즌 동안 64세이브를 따냈던 봉중근의 첫 경험이었다. LG로서는 2002년 11월 8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당시 세이브를 기록했던 장문석 이후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 투수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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