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년, 소녀를 다시 만나다’가 첫 사랑을 되찾기 위한 노총각 교사의 귀여운 분투기를 재기발랄하면서도 짠하게 그리며 순수한 동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안겼다.
17일 방송된 MBC 단막 드라마 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 3부 ‘소년, 소녀를 다시 만나다’는 평범히 살아가는 중학교 교사이자 노총각 형구(김태훈 분)가 학부형이 돼 나타난 첫사랑 신나(최정윤 분)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형구의 노력에도 첫 사랑 되찾는 것은 실패했다. 형구의 바람과 달리 신나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뒤늦게 자신이 김칫국을 시원하게 마셨다는 것을 안 형구는 상처를 입은 채 눈물을 지었다. 형구의 사랑은 다소 안타까웠지만 드라마는 흥미가 넘쳤다.

이 드라마는 다소 지질하고 허술하지만 순박한 형구가 애 딸린 이혼녀 신나의 사랑을 다시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 여기에 신나의 아들인 조셉(노태엽 분)과 하경(이열음 분)의 티격태격하는 과정 속 순수한 관계가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후반부 들어 첫 사랑 사수에 실패한 형구의 서툰 사랑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형구의 귀엽고 순진무구한 첫 사랑 회복 프로젝트가 자꾸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작품. 이 드라마는 ‘심야병원’을 연출하고 집필한 정지인 PD와 이지영 작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큰 갈등 구조 없이도 의외의 곳에서 터지는 웃음 유발 장치는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형구 역을 연기하는 김태훈의 자연스러운 허당 연기와 신예 이열음의 다소 코믹스러운 캐릭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년, 소녀를 다시 만나다’는 어른들의 동화라는 소개말과 전혀 다르지 않은 보기 좋은 순수 동화였다.
한편 이 드라마는 MBC가 마련한 10부작 단막 드라마 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의 세 번째 작품으로, 김태훈, 최정윤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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