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메디컬탑팀’, 고독한 정려원 보는 맛이 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18 07: 32

배우 정려원이 연기하는 ‘메디컬 탑팀’ 의사 서주영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할 매력이 있다. 의학 드라마에 줄곧 등장했던 착한 심성의 여의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환자보다 자신의 안위를 앞세우는 악인도 아니다. 환자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이상과 성공을 위해 타협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인물이다.
주영은 이성과 감성이 충돌해 웃음이 많지 않다. 언제나 고독하게 보이는 인물.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게 여겨지는 주영은 무색무취의 배우, 그래서 연기변신이 자연스러운 정려원을 통해 안방극장에 생동감 있게 전달되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4회는 주영이 흉부외과 과장(안내상 분)의 겁박으로 인해 탑팀 지원을 포기하려고 했다가, 결국 미운털이 박힐 것을 감수하고 탑팀에 들어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흉부외과 과장은 주영이 기고만장하다면서, 탑팀 기회를 선배에게 넘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주영은 자신의 병원 내 입지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과장의 방해에도 결국 순수했던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탑팀에 합류했다. 이로써 주영은 병원에서 잃을 것이 많은 도전을 하게 됐다. 언제나 성공을 위해 이리저리 심적 갈등을 보이는 주영은 탑팀의 합류 첫 날에도 옅은 미소 외에는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다. 주영은 생명의 고귀함을 따지기에는 팍팍한 현실에 내동댕이처진 인물이다, 항상 진심으로 대하기에는 야망이 많은 여자다. 때문에 주영의 눈빛은 언제나 흔들리고, 미소는 불안하기만 하다.
앞으로 ‘메디컬 탑팀’의 갈등 구조에 있어서 주영은 빼놓을 수 없다. 복잡한 내면 세계를 가진 주영은 어찌 보면 환자의 생명만 생각하는 박태신(권상우 분)과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병원 권력을 움켜쥐어야 하는 한승재(주지훈 분)처럼 명확한 성격이 아니다. 따라서 주영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소화하는 배우 정려원을 보는 맛이 있다.
정려원은 사실 그 어떤 배역을 맡아도 제 옷처럼 입는 배우다. 지난 해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무개념 재벌녀로 막말을 하던 그였다. 이후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꿋꿋한 초짜 작가로 씩씩한 매력을 뽐내며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메디컬탑팀’에서는 웃지 않고, 언제나 현실과 이상 속에서 고민이 많은 서주영을 연기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색다른 연기를 펼친다. 그런데 전혀 어색하거나 거슬리는 지점이 없는 것이 정려원의 연기자로서의 장기다.
특히 정려원은 ‘메디컬 탑팀’에서 고독한 주영을 특유의 어리어리하면서도 강단이 넘치는 남다른 분위기의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섬세한 표정 연기를 바탕으로 주영을 미워할 수도, 마냥 지지할 수도 없는 불안하지만 그래서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인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한편 ‘메디컬 탑팀’은 분야별 국내 최고 실력파 의료진이 탑팀을 이뤄 한계를 넘어선 기적을 만드는 치열한 사투와 뜨거운 여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