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도도할 것만 같은 배우 고아라가 변신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긴 생머리를 버리고 숏커트로 변신, 망가지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더불어 스타PD와 작가가 그의 변신을 열심히 돕고 있는 상황. 지난 2003년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줄곧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아라가 이번에는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아라는 18일 오후 첫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키며 서인국과 정은지 등을 발견한 '응답하라 1997' 제작진이 뭉쳐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고아라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반응과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지방 촌놈'인 성나정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응답하라 1994'에서 고아라가 맡은 성나정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의 여대생으로, 농구선수 이상민의 경기에 출석 체크하는 것에 목숨을 거는 '이상민 빠순이'. 따뜻한 성품에 해맑고 거침없는 성격이지만 예민함도 가지고 있어 오빠(정우 분)와 늘 싸우는 인물이다.

사실 고아라는 데뷔작인 '반올림'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드라마 '눈꽃', '누구세요?', '맨 땅에 헤딩', 영화 '페이스메이커', '파파' 등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꿰찼지만 흥행도, 작품에 대한 평가도 뜨뜻미지근했다. 데뷔작 이후 크게 관심 받은 작품이 없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다고 하더라도 대중이 생각하는 고아라의 이미지는 화보나 화장품 광고에서 본 세련되고 도시적인 '차도녀'와 '반올림'이 전부다.
때문에 고아라의 이번 변신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줄곧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하던 기존 작품에서와는 달리 숏커트로 파격 변신한 것에 이어 사투리 연기에도 도전하는 것. 또 털털하고 따뜻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차도녀' 이미지도 확실하게 지울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일단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는 제작진도 별 걱정이 없다는 반응. 고아라의 고향이 경상남도 진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 앞서 공개된 '응답하라 1994' 0회 스페셜 방송에서도 고아라가 열정적으로 연습하며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기대를 높인 상황이다.
또 고아라는 어릴 적부터 연기를 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기본적인 자질은 가지고 있다. 그가 출연했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해 주목받지 못한 것이지 소위 말하는 '발연기'를 하는 연기자는 아니다. 또 그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수차례 "원래 성격은 수수하고 털털하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발랄하고 털털한 성나정 캐릭터와 잘 맞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스페셜 방송에서 공개됐듯이 고아라가 오빠 역을 맡은 배우 정우와 투닥거리거나 음식을 '폭풍 흡입'하는 모습, 술에 취한 모습 등이 자연스럽게 연출된 것을 보면 그의 연기를 꽤 기대해볼만하다.
과연 고아라가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반올림'의 굴레와 차도녀 이미지를 벗고 한걸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응답하라 1994'는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서울 상경기가 담길 예정이다. 고아라, 성동일, 이일화, 정우, 김성균, 유연석, 손호준 등이 출연한다. 18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