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개월' 홍명보호, 브라질 로드맵 어디까지 그렸나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18 07: 13

홍명보호가 어느덧 출범 3개월을 맞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채 1년이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 숨가쁘게 걸어온 홍명보호는 과연 지금 어디까지 와있을까. '브라질월드컵 로드맵' 속 홍명보호의 발자취를 1기부터 4기까지 간략하게 추려봤다.
▲ 출항, 그리고 홍명보호 1기
홍명보호가 처음으로 닻을 올린 것은 지난 7월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후 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온 최강희 전북 감독의 뒤를 이어 태극전사들을 지휘하게 됐다. 홍명보호의 출항 후 첫 번째 무대는 동아시안컵이었다. 김신욱(울산) 김동섭(성남) 등 국내파 위주의 홍명보호 1기로 치른 동아시안컵은 2무 1패로 끝났지만, 홍 감독이 강조하는 '한국형 축구'와 '48시간 매니지먼트'라는 테마가 확실하게 인식된 대회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선수들의 현재 상태와 기량 등을 점검했으나 아시아팀을 상대로 2무 1패로 무승이라는 점, 그리고 3경기 1득점 2실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승리에 대한 갈증, 홍명보호 2기
동아시안컵을 승리 없이 마무리한 홍 감독은 8월 페루와 친선경기서 다시 한 번 팀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유럽파 선수들의 경우 시즌이 시작될 무렵이었기에 이번에도 K리그와 J리그 선수들 위주로 2기가 꾸려졌다. 동아시안컵에서 답답함을 안겨준 공격진의 테스트를 위해 조동건(수원)과 임상협(부산)이 명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결과는 득점없이 0-0 무승부. 홍 감독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호주-중국-일본-페루를 상대로 3무 1패를 기록하며 사령탑 데뷔 후 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출범 후 4경기 연속 무승은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나오지 못한 기록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경기 만에 해낸 것이 가장 늦은 첫 승 신고였다. 무딘 공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것도 페루전 즈음이다.
▲ 기다렸던 유럽파, 성과는?... 홍명보호 3기
아이티와 크로아티아 2연전을 앞두고 홍 감독은 드디어 유럽파를 소집했다. 그동안 결과에 대해 초연한 모습을 보였던 홍 감독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사기 진작을 위해 첫 승이 필요한 시점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1-2기에서 생존한 국내파 윤일록 고요한(이상 서울) 이근호(상주) 조동건 등에 설명이 필요 없는 유럽파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튼) 지동원(선덜랜드) 김보경(카디프 시티) 등이 가세했다. 그동안 홍명보호의 골칫거리였던 빈공 문제와 첫 승을 모두 해결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단이었다. 골 가뭄 해결이라는 특명을 받았던 유럽파는 아이티전에서 4골 중 3골을 터뜨리며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경기내용을 복기하며 조직력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나마도 아이티는 약팀이었다. 본격적인 평가전 상대 크로아티아와 경기서는 골조차 터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이근호가 기사회생의 만회골을 터뜨리지 않았다면 홈에서 득점없이 완패할 경기였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였던,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 홍명보호 3기였다.
▲ 과외도, 모의고사도 끝났다... 홍명보호 4기
홍명보호 4기 출범에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아이티-크로아티아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유럽파가 소집됐고, SNS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기성용(선덜랜드)도 합류했다. 무엇보다 4기가 마주할 상대가 '세계 최강 삼바군단' 브라질이기 때문이었다. 여러모로 화제가 만발한 4기는 브라질전이라는 '고액과외'를 거쳐 말리전 '실전 모의고사'를 1승 1패로 마쳤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강팀 브라질을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서 홍명보호가 어떻게 싸워나가야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던 4기다. 고질적인 세트피스 실점 문제가 계속됐지만 한국영(쇼난 벨마레)과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의 발견과 여전한 클래스를 입증한 '쌍용' 기성용 이청용 등 소득도 충분히 있었다. 무엇보다 실험을 반복하며 다양한 변화를 줬던 홍명보호가 본선을 향해 '베스트 11'을 어느 정도 확정지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3개월 동안 8경기를 치러 2승 3무 3패, 9득점 8실점을 기록 중인 홍명보호는 다음달 스위스(예정)를 비롯, 2경기의 친선경기를 통해 올해의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2차례의 친선경기가 끝나면 내년 초 브라질-미국으로 건너가 전지훈련에 돌입,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예열을 시작한다.
 
경기에는 90분의 제한시간이 있고, 홍명보호 역시 브라질월드컵까지 남은 8개월이라는 제한시간 가운데서 결과를 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가운데서도 착실하게 '브라질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홍 감독이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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