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자유로가요제’가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무사히 녹화를 마쳤다. 방송 내내 화제를 모았던 이번 가요제는 실제로도 3만 5천 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관객이 모여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기대감을 입증했다.
이날 병살(김C-정준하), 형용돈죵(지드래곤-정형돈), 하우두유둘(유희열-유재석), 거머리(프라이머리-박명수), 장미하관(장미여관-노홍철), 세븐티핑거스(장기하와 얼굴들-하하), 갑(보아-길) 등 최강의 조합을 보였던 7팀은 순서대로 나와 관객들과 함께 뜨거운 목요일(?) 밤을 불태웠다. 멤버들 각자의 개성과 뮤지션의 개성이 조화된 모습이 돋보였고, 중간 중간 특유의 재치 넘치는 인터뷰가 진행돼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뜨거웠던 공연이었지만, 일반 콘서트와는 다른 만큼 특별한 점들도 없지 않아 있었다. '무한도전' 공연만이 가지고 있었던 특별한 점들은 '있었던 3가지'와 '없었던 3가지'로 정리해봤다.

◆없었던 3가지-앙코르, 스탠딩, 세대차
1. 앙코르
말 그대로, 일명 ‘앵콜’이라고 하는 재공연이 없었다. 대신 관객들은 리허설 때부터 입장이 허용됐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방송 리허설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관객들의 입장을 안내해왔던 현장 관계자는 “오늘 공연에는 원래 앙코르가 없다. 그러나 관객 분들에게 리허설 공연을 보여드린다. ‘무한도전’ 팀의 특별한 선물이라고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앙코르 대신 완성도 높은 리허설을 보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2. 스탠딩
일어서서 공연을 즐기는 ‘스탠딩’이 금지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관객들이 모인 탓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컸기 때문. 둥글게 펼쳐진 공원 잔디밭은 준비된 1500석의 객석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수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고, 알려진 대로 3만 5000여 명의 구름떼 같은 관중이 무대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에 관계자들은 관객을 잔디밭 위에 모두 앉도록 안내했고, 가능하면 일어나서 공연 관람을 하지 않도록 종용했다. 실제 안전문제는 제작진이 우려한 가장 큰 문제였던 듯, 거듭 안전사고 유의에 대한 호소가 울려 퍼졌다. ‘무한도전’의 김구산 CP는 무대 위로 나와 “안전사고가 생길 경우 즉시 공연을 취소하겠다”라는 협박 아닌 협박(?)으로 사고에 대한 진지한 입장을 전달했고, 프로그램의 진행자 유재석 역시 공연 시작 전 무대 위에 등장해 한 번 더 안전사고에 유의해 줄 것을 부탁해왔다.
3. 세대차
‘무한도전’은 비교적 젊은 층의 사랑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그램. 그러나 이날 녹화에는 10대, 20-30대 뿐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40-50대의 중년 관객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닥에 앉아 줄을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이들 중년 관객들은 젊은 관객 못지 않게 '무한도전' 멤버들의 열정적인 공연과 재치있는 멘트에 반응하며 공연을 즐겼다.

◆있었던 3가지-떼창, 깜짝 게스트, 단체곡
1. 떼창
일명 ‘떼창’이라고 부르는 '따라부르기'가 존재했다. 이미 '무한도전'을 보며 가사의 일부를 간접적으로 접했던 관객들은 금세 멤버들의 노래에 적응, 이를 따라부르며 애정을 과시했다. 장미하관, 형용돈죵 등 특별한(?) 후렴구가 있는 공연을 향한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했으며,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떼창'이 관중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2. 깜짝 게스트
깜짝 게스트들도 등장했다. 데프콘은 지드래곤-정형돈의 무대에 비둘기 날개를 달고 나와 '힙합 비둘기'란 별명에 걸맞는 모습으로 등장했고, 개코는 프라이머리-박명수의 무대에 등장해 특유의 시원한 랩으로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알앤비 가수로 유명한 김조한은 유희열-유재석의 무대에 함께 등장해 마치 과거 자신이 몸 담았던 그룹 솔리드를 떠올리게 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김C-정준하의 무대에는 가수 빈지노와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힘을 보탰다. 뿐만 아니라 가수 이소라는 김C-정준하의 무대에 목소리로만 출연했음에도 존재감을 드러내 관객들의 듣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3. 단체곡
‘무한도전’ 멤버들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처럼 유희열이 작곡한 단체곡이 있었다. 앞서 정형돈은 지난 17일 오전 MBC일산드림센터 1층 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체곡이 있다. 가사를 멤버들이 한 소절씩 썼다. 녹음을 최근에 마쳤다"고 알린 바 있다. 곡목은 ‘그래 우리 함께’였고, 이를 통해 공연 마지막을 훈훈하고 아름답게 수 놓았다.
한편 이번 가요제는 오는 26일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방송 직후 음원사이트를 통해 유료로 배포되는 음원의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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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