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배우다’ 깨방정 이준이 안보인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0.18 09: 19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 속에는 온전히 배우인 이준(엠블랙)이 있었다. 이준은 일상적인 감정부터 과하게 극대화된 감정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기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98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오로지 스크린에만 집중시킨다.
지난 1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이준이 아이돌로서는 처음으로 파격적인 베드신 연기를 펼친 ‘배우는 배우다’가 베일을 벗었다. ‘배우는 배우다’는 미치도록 뜨고 싶고 맛본 순간 멈출 수 없는 배우 탄생의 뒷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아낸 영화.
이준은 극 중 연극무대를 전전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던 단역배우에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오영 역을 맡았다. 오영은 연기에 대한 ‘똘끼’로 충만했지만 스타가 된 후 초심을 잃고 무례함과 거만으로 점철돼 비난을 받다가 스캔들로 다시 밑바닥으로 떨어진 인물이다.

영화는 초반 배우 오영이 극도로 치솟은 분노와 두려움을 보여준다. 감정이 상당히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장면에서 이준은 감정을 세세하게 하나하나 짚어가며 연기한다.
이준은 그간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경험을 쌓았지만 원톱으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 그렇기에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지만, 빈틈이나 어색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단역에서 순식간에 스타가 된 오영의 거만한 모습, 현실에 대한 분노, 배우에 대한 절박한 심경을 ‘무난하게’가 아니라 ‘제대로’ 소화했다.
특히 아이돌 최초로 강도 높은 노출은 물론 파격적인 베드신도 마다하지 않은 이준의 과감한 도전과 용기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현직 아이돌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오직 연기에 대한 목마름과 열정으로 도전해 극 중 3회, 편집된 베드신까지 합하면 총 4번의 베드신을 소화, 아이돌 출신 배우의 연기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이 같은 이준의 열정은 스크린에 그대로 이어졌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예능프로그램 속 깨방정 이준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배우 이준만 남는다. 대개 예능에서 하나의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은 연예인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새로운 이미지의 역할을 맡아 연기해도 예능의 이미지가 겹쳐져 대중이 극에 몰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준은 관객들이 큰 방해 없이 오영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줬고 동시에 원톱을 소화할 능력이 있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한편 ‘배우는 배우다’는 이준, 서영희, 강신효, 민지오, 서범석, 이화시 등이 출연하며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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