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모어 징크스를 깨라.'
소포모어 징크스, 첫 번째 작품에 비해 두 번째 작품이 흥행이나 완성도에서 부진한 형상을 뜻하는 용어다. 이는 지난해 큰 흥행을 일궈냈던 '응답하라 1997'의 속편격인 tvN '응답하라 1994'를 바라보는 대중의 일반적인 시선이자, 작품의 진두지휘를 맡은 신원호 PD가 첫 번째로 넘어서야 할 벽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신원호 PD는 서울 여의도 비비고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쿨하게 준비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다. 뭘 만들면서 누군가 계속 지켜보는 상황은 처음이다. 뭘 하나 하기도 힘들었다. 비교를 피하려고 하는 게 무의미할 것 같다"고 전작과의 비교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방영 당시 '응답하라 1997'은 최고 10%대 시청률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케이블 드라마의 존재감이 미비했던 그 무렵, '응답하라 1997'은 '응칠앓이'라는 말로써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해 20~30대의 복고감성을 자극시키는 강한 촉매제로 작용했다.
'응답하라 1994' 역시 기본적으로 복고 코드를 안고 간다는 점에서 전작과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고아라, 정우, 김성균, 유연석, 손호준, B1A4 바로, 타이니지 도희 등 흥행을 보증할만한 배우가 부재하다는 점도 유사하다. 때문에 누가 '제2의 서인국-정은지'가 될 것이며, 신소율-은지원-호야-이시언이 내뿜던 매력적인 캐릭터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물론 추가 매력 포인트도 있다. 연예인 뿐 아니라 농구스타에 집착하는 '빠순이'도 등장하며, 하숙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국팔도 사투리의 향연이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작에 비해 신선함이 떨어지는 주연 캐릭터 캐스팅, 1997년에서 1994년으로…과거로 한층 거슬러 올라가며 지금의 10대들에게는 더욱 생소해진 시대상,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기대치 등이 '응답하라 1994'의 첫방송에 앞서 쏟아지는 우려의 시선이다.
'응답하라 1994'가 소포모어 징크스와 많은 이의 우려처럼 예전만 못한 작품에 그칠지, 아니면 '응칠앓이'를 뛰어넘는 드라마 폐인 양성으로 '응사앓이' 현상을 이끌어낼지, 18일 오후 8시 50분 그 첫 번째 주사위가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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