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제는 2군 훈련장으로 인프라 넓힌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0.18 14: 30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를 맞고 있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 구단들이 2군 훈련장을 완공하거나 착공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이렇다 할 특급 신인들이 나오지 않고 있고 FA 등 외부 자원에만 기대기에는 전체적인 야구 수준이 향상되면서 이른바 '키워 쓰기'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우리나라 2군 훈련장의 시초는 1990년 창단한 LG 트윈스의 구리 챔피언스파크다. 당시 축구장 부지의 일부를 야구장으로 개조했고 2005년 지금의 LG 챔피언스파크 이름이 붙으면서 근처에 선수단 숙소 겸 실내 훈련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도와 구리시가 불법 용도 변경을 이유로 철수를 요구하면서 LG는 이천시에 2군 구장을 신축 중이다.

또 하나 2군 훈련장에 신기원을 연 것은 삼성 라이온즈의 2군인 경산 볼파크다. 삼성은 무려 1996년 108억원을 들여 경산에 실내 훈련장, 숙소, 경기장 등을 지었다. 삼성은 한때 외부에서 자원을 영입하면서 '부자' 이미지로 굳어지기도 했으나 뛰어난 시스템을 갖춘 경산에서 자라난 최형우, 배영섭 등 토종 스타들이 지금의 삼성을 이끌고 있다.
이후 두산 베어스가 2005년 이천시에 베어스 필드를 건립하며 '화수분 야구'의 요람으로 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2007년 전용구장과 숙소 등 시설을 갖춘 상동구장을 건립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2군 훈련장의 변화를 주도한 것은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다. 그 동안 2군 구장이 없어 여기저기서 떠돌이식 훈련을 했던 한화는 지난해 11월 서산에 최신식 시설을 갖춘 훈련장을 완공했다. KIA는 8월 임대식으로 사용하던 함평구장을 벗어나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마련한 KIA 챌린저스 파크를 개관했다. SK 와이번스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강화군에 전용 훈련장 SK 드림파크를 짓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2군의 새 패러다임을 개척했다. 2009년부터 강진 베이스볼 파크를 임대해 썼던 넥센은 지난달 화성시와 훈련장 건립 협약을 맺고 2군 이름을 '화성 히어로즈'로 정해 지역 주민들과의 연대성을 꾀했다. 넥센은 그 동안 강진에서 많은 자원들을 키워내며 '강진 효과'라는 애칭을 얻었으나, 1,2군의 상호 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화성으로 2군을 옮긴다.
그리고 10번째 구단 KT 위즈는 구단 설립 시작부터 2군 훈련장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KT는 선수단이 꾸려지기 전이지만 내년 2군 진입을 위해 17일 여주시에 2군 훈련장, 숙소 등을 짓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직 1군이 아니기 때문에 수원구장에서 훈련을 해도 상관은 없으나 2군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부터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 2군은 올해 일정한 훈련장 없이 남해구장, 포항구장 등을 떠돌며 생활했다. 올해부터 진해구장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KBO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야구장 보수는 창원시로부터 거부당했다. 고성시에 지으려던 훈련장도 아직 깜깜 무소식이다. NC는 1군 경기장 뿐 아니라 2군 경기장 문제로도 속을 썩고 있다.
이제 프로야구는 대기업의 소유물이라기보다는 전국민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미래를 내다보는 구단들의 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프로야구 2군 리그의 이름이 '퓨처스리그'인 것도 그 까닭이다. 프로야구의 새싹들이 자라는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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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완공한 KIA 챌린저스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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