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공격수들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황선홍 선수를 빼겠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과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FA컵 결승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18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승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혔다. 전북과 포항은 각각 FA컵 3회 우승을 기록, 역대 최다 우승 공동 기록을 갖고 있다. 즉 19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우승을 하는 팀은 단독으로 FA컵 최다 우승이라는 영광을 갖게 된다.
힘든 경기를 치르고 결승전에 오른 만큼 양 팀은 모두 필승을 외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홈에서 결승전에서 열리는 만큼 다른 경기보다도 선수들이 집중을 해서 훈련을 했다. 준비는 완벽하다고 본다"며 "리그와 다르게 FA컵 결승전은 정신력이나 집중 등 작은 변수에 의해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를 많이 했다. 선수들도 홈에서 반드시 우승을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의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현재 공격의 핵심인 이동국과 이승기, 중앙 수비 정인환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는 것.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제일 아쉬운 부분이 이동국과 이승기, 정인환의 부상이다. 결승전에서 뛸 수가 없다"면서 "아쉽기는 하지만 리그나 시즌을 소화하다 보면 항상 있는 일이다. 나머지 선수들이 없이 리그를 찰 소화했고, 좋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공백은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지만 최강희 감독은 특유의 여유를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세리머니를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황선홍 감독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1위를 계속 질주하고, 경기도 잘하고 있는데 얼굴이 많이 늙어 보인다. 마음 고생이 심한 것 같다. 그만큼 감독이란 직업이 여유가 없다. 일단 우승을 한 뒤에 세리머니를 생각하겠다"면서 재치있게 넘어 갔다.
또한 경기 전 상대 선수를 한 명 뺀다면 누굴 빼겠느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감독을 빼면 안 될까? 포항 공격수들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황선홍 선수를 빼겠다"고 했다. 농담조의 말투였지만 포항의 중심은 지도자 황선홍 감독이 아니겠냐는 뜻이었다.
한편 지난 4강전 최우수 선수(Man Of the Round)로 꼽힌 이규로는 "경험이 많은 형들이 팀에 많다. 밑에서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결승전에 임하겠다. (최)은성이형과 (김)상식이형이 꼭 우승을 하자고 했는데 밑에 선수들이 따라가면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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