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의 장이 열릴 것인가.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잠실구장 덕아웃 시리즈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양 팀이 1승 1패 호각세를 이룬 가운데 변수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베테랑 타자들의 부진 탈출 여부다. 클린업트리오에서 팀 공격에 실마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 받았던 이들이 침묵에 빠져있다.
LG에선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26경기·108타석을 소화한 이진영과 16경기·67타석의 정성훈이 각각 7타수 무안타, 7타수 1안타로 부진하다. 두산 또한 2012년까지 포스트시즌 90경기·375타석에 들어선 홍성흔과 35경기·105타석의 최준석이 각각 7타수 1안타, 6타수 무안타로 조용하다. 이로인해 지금까지 양 팀 클린업트리오에서 나온 타점은 1차전 1회초 김현수의 1타점이 유일하다.

3번 타자 이진영과 4번 타자 정성훈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팀 내 야수 중 몇 안 되는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보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잔루 12개를 기록한 2차전에서 2번타자 김용의의 희생번트 3개로 꾸준히 찬스를 맞이했지만 매번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데 실패했다. 정성훈은 1차전 수비 에러 2개가 타격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두산 홍성흔은 준플레이오프서 혈전을 치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넥센과 시리즈서 18타수 3안타로 부진했던 홍성흔은 플레이오프에선 정규시즌 때보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결승홈런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한 최준석도 2차전 두 번째 타석 외에는 정타가 없었다.
물론 단 2경기의 결과를 놓고 타자의 부진을 논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다. 정규시즌만 봐도 특정 타자가 2경기 연속 부진한 것을 문제삼지는 않는다. 당일 타격 컨디션과 상대 투수와의 상성에 따라 아무리 뛰어난 타자도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내일이 없는 단기전이다. 그만큼 이번 시리즈의 향방이 이들의 활약에 따라 좌우될 확률이 높다. 3차전부터 등판할 양 팀 선발투수 수준만 봐도, 하위타선의 응집력에 의한 득점보다는 상위타선의 한 방이 점수로 이어질 수 있다.
양 쪽 선수단도 베테랑 4명을 향해 여전히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2차전을 마친 후 이진영과 정성훈의 부진을 두고 “전체적으로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1·2차전 총합 타율 7할1푼4리로 괴력을 발휘 중인 리드오프 박용택 또한 “둘다 스타 기질이 있기 때문에 한두 경기로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선수들이 못 치고 이겼다는 게 더 희망적이다”며 “3차전에 미칠 선수는 이진영과 정성훈이라고 본다. 그냥 이렇게 끝날 선수들이 아니다”고 이들의 반등을 예상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상대 선발투수가 워낙 좋았다. 벤치의 전략도 아쉬웠다”며 타격 부진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편 3차전 선발투수와 정규시즌 상대전적만 놓고 보면, LG 베테랑의 부활 가능성이 높다. 이진영과 정성훈은 올 시즌 니퍼트를 상대로 각각 5타수 3안타, 7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홍성흔과 최준석은 신재웅에게 6타수 1안타, 5타수 1안타로 강점을 보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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