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타카' 포항 스틸러스와 '닥치고 공격' 전북 현대가 FA컵 결승전서 자웅을 겨룬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19일 오후 1시 반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과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벌인다.
퇴로는 없다. 우승팀엔 모든 것이 주어진다.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명실공히 한국 축구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도 얻는다.

또 다른 명예도 있다. 포항과 전북은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FA컵 3회 우승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어떤 팀이 이기든 FA컵 최다 우승 타이틀을 가져간다.
두 팀의 색깔은 뚜렷하게 갈린다. 포항은 패스 축구를 장착했다. FC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를 빗대 '스틸타카'라는 기분 좋은 별칭을 얻었다. 바르셀로나 만큼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한다는 뜻이다.
전북의 팀 컬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올 시즌 K리그서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31경기서 53골을 몰아넣었다. 1경기 2골에 육박하는 매서운 창끝이다.
자존심 대결도 걸려있다. 두 팀은 올 시즌 K리그서 나란히 1, 2위에 포진해있다. 승점은 56점으로 같지만 1경기를 더 치른 포항이 골득실에서 1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두 팀이기에 더욱 흥미진진한 한 판이다.
득점왕 경쟁도 볼거리다. 포항의 노병준 조찬호, 전북의 케빈이 나란히 3골을 넣었다. FA컵 득점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4골 이상이 필요하다. 최다득점자가 3명 이상 나올 경우엔 득점왕을 뽑지 않는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중대 일전이다. 어느 쪽이 됐든 이 한 판을 이기는 팀은 정말 많은 것을 얻는다. 피 튀기는 혈전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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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황선홍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