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LG, '작전과 강공' 딜레마 어떻게 풀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19 07: 59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LG가 남은 경기서 두산 에이스 트리오와 마주한다.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노경은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상대로 2경기를 가져가면,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힘과 힘의 대결이다. LG 또한 3차전 ‘두산 킬러’ 신재웅을 선발투수로 내보낸다. 4차전 선발투수는 사이드암 우규민과 신정락 중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5차전은 1차전 선발투수였던 류제국이 유력한데 2차전 리즈의 호투를 생각하면 4일 휴식 후 리즈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도 예상해볼 수 있다. 리즈는 올 시즌 총 8번 4일을 쉬고 선발 등판했고 4승 2패 평균자책점 2.09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선발투수의 이름값과 올 시즌 성적을 놓고 보면 두산의 근소 우위일 수 있다. 니퍼트가 12승, 그리고 유희관과 노경은 모두 10승을 기록했고 이중 니퍼트와 노경은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LG 또한 올 시즌 류제국 리즈 우규민이 두 자릿수 승을 찍었으나 2년 연속 10승 투수는 없다.

하지만 불펜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차전에서 홍상삼이 3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긴 했으나, 가용자원에서 LG가 월등히 앞선다. 무엇보다 LG는 두산에 전무한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상열과 류택현을 갖고 있다. 이동현-봉중근 승리공식이 건재하고, 유원상 또한 1차전 최고 구위를 선보였다. 양 팀의 불펜대결이 시작되는 경기 중후반, 안심하고 낼 수 있는 카드가 많은 쪽은 LG다. 4차전 우규민-신정락, 5차전 류제국-리즈의 선발투수 1+1 전략 또한 무리 없이 가동할 수 있다. 
결국 키는 타선을 어떻게 운용하느냐다. 마운드가 5점 이상은 내주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LG 타선은 매순간 강공과 작전의 기로에 놓일 것이다. 일단 지난 두 경기에선 상반된 전략을 내놓았다. 1차전 2번 타순에 이병규(7번)를 넣어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고, 2차전에는 김용의를 투입해 작전에 치중했다. 이병규(7번)는 1차전 1회말 무사 1루서 초구에 2점홈런을, 김용의는 2차전 3개의 희생번트를 여유롭게 성공시키며 자기 몫을 다했다.
리드오프 박용택이 1·2차전 타율 7할1푼4리로 폭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살려 2번 타자에게 작전을 거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진영 정성훈 이병규(9번) 클린업트리오가 22타수 3안타로 부진한 것을 생각하면 2번 타순에 다시 이병규(7번)를 투입, 상위타선에 힘을 키우는 게 나을 수 있다. 실제로 LG는 2차전에서 안타 10개를 치고도 무려 12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2점 밖에 뽑지 못했다.     
일단 LG 김기태 감독은 2차전을 마친 후 “전체적으로 너무 잘 하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베테랑 클린업트리오를 변호하면서 “타선은 상대 선발을 보고 생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차전 적극적으로 희생번트를 지시한 부분에 있어선 “핸킨스나 니퍼트가 중간에 대기하고 있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선취점을 얻은 것이 큰 승리의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 타선은 올 시즌 니퍼트를 상대로 팀 타율 3할2푼9리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니퍼트의 LG전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는 즉 3차전이 2차전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베테랑 클린업트리오의 부활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타순의 전면 수정도 생각해봐야 한다.
2차전서 리즈의 메이저리그급 호투에 눌렸을 뿐,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타선의 균형은 두산이 앞선다. LG가 두산보다 많은 점수를 뽑기 위해선 타선의 짜임새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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