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레버쿠젠)과 동료 에렌 데르디요크(25, 레버쿠젠)의 인연이 묘하다.
바이어 레버쿠젠은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독일 라인 넥카 아레나서 열린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 호펜하임과 원정 경기서 시드니 샘과 슈테판 키슬링의 연속골로 2-1로 이겼다. 레버쿠젠은 승점 22점을 기록하며 1경기를 덜 치른 바이에른 뮌헨(승점 20)과 도르트문트(승점 19)를 따돌리고 분데스리가 선두로 뛰어올랐다.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출전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치른 브라질, 말리와의 A매치 2연전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결장은 그의 몸 상태를 배려한 사미 히피아 감독의 배려였다. 손흥민은 말리전에서 2-1로 앞서는 절묘한 역전골을 넣어 국민들의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호펜하임전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스위스출신 공격수 데르디요크였다. 2009년부터 레버쿠젠에 입단한 그는 90경기에 출전해 25골을 터트렸다. 특히 2011년 터트린 그의 오버헤드킥은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한창 잘 나가던 그는 지난 시즌 600만 유로(약 87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호펜하임으로 이적했다. 그런데 호펜하임서 그는 13경기 1골에 그쳤다.
그 사이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영입했다. 이에 데르디요크는 함부르크 임대설이 나돌며 손흥민의 유력한 대체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올 시즌 데르디요크는 친정팀 레버쿠젠에 임대되어 손흥민과 동료가 됐다.
독일일간지 ‘디 벨트’는 19일 데르디요크의 이야기를 상세히 다뤘다. 히피아 감독은 “데르디요크는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이지 못했다. 적은 기회라도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디 벨트’는 “레버쿠젠에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 손흥민, 로비 크루제라는 감독의 마음을 붙잡은 확실한 4명의 공격수가 있다. 데르디요크가 감독의 마음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스위스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톱시드 8개국 중 한 나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스위스가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본선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과 데르디요크는 팀내에서 경쟁을 하며 월드컵에서 맞붙을 수 있는 묘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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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르디요크 /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