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연기 호평, 과장된 사투리는 호불호 반반
전작에서 호연한 정은지와의 비교엔 부담감 팍팍
11년차 배우 고아라가 자신의 연기인생에서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해 주목받았던 tvN '응답하라 1994' 첫방송이 마무리됐다. 고아라의 성나정으로의 첫 변신은 어떤 반응을 얻었을까?

지난 18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는 극중 주요배경이 되는 신촌하숙의 딸 성나정(고아라 분)의 2013년의 현재 모습으로 막을 열더니, 이후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1994년 대학교 1학년 스무살 당시의 모습으로 본격적인 극 전개를 펼쳤다.
앞서 지난 11일 1주일 먼저 방송된 '응답하라 1994' 프롤로그 0회 방송을 통해 고아라는 "경상남도 마산 출신 성나정은 성격이 와일드하고, 씩씩하고 열정이 많은 그런 캐릭터"라고 소개한 뒤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 내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힌 터.
때문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고아라의 망가짐과 사투리 연기. 평소 예쁜 얼굴로 인해 정형화된 캐릭터에 국한됐던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를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 스스로 머리를 짧게 자르는 등 나정 캐릭터 몰입에 집중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일단 정신없이 망가진 연기는 합격점이다.
시종일관 극중 친오빠 쓰레기(정우 분)를 머리를 움켜쥐거나, 볼을 내주거나 서슴없이 코를 파는 모습, 농구선수 이상민 빠순이로서 소리지르는 모습 등 그 동안 고아라에게서 전혀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객관적인 연기력을 떠나, 예쁜 여배우로서 감히 도전하기 힘든 영역에 발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문제는 사투리 억양이다. 당초 경상도 출신으로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자연스럽다'는 평과 '과장돼 어색하다'는 평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이는 전작에서 첫 연기도전 임에도 호연을 펼쳐 극찬 받았던 에이핑크 정은지와도 비교돼 향후 고아라에게는 적잖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성동일-이일화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 연기, 험난한 상경기를 그려내며 지방 출신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자아냈던 삼천포를 연기한 배우 김성균의 탄탄한 연기내공, 또한 실감나는 전라도 사투리로 첫 등장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던 해태 역 손호준을 향한 호평 등도 고아라의 부담감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물론 1회 만으로 속단은 이르다. 성나정에게 기존 고아라의 모습이 조금도 겹쳐지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1회는 향후 고아라의 연기 성장에 충분한 밑거름이 돼 기대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단순한 빠순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7인 7색 캐릭터, 전국팔도 사투리의 향연, 대학 1년생을 거친 이들의 공감 등을 전면에 내세운 '응답하라 1994'에 고아라가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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