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 '외야 폭탄' 푸이그, WS행 길목서 자폭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0.19 12: 37

눈앞에 보이는 공만 처리해서는 좋은 야구선수가 될 수 없다. 그 다음 상황을 내다보고 미리 대비해야만 좋은 선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야시엘 푸이그(22,LA 다저스)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 풋내기다.
푸이그는 다저스의 기적같은 상승세를 이끌었던 일등공신이다. 6월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충격을 선사했다. 푸이그의 활약과 함께 다저스의 성적은 쭉쭉 올라갔고, 4년만에 디비전시리즈를 제패하기에 이른다.
타석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신인이지만, 수비에서는 사실 보완할 점이 많았던 푸이그다. 푸이그는 본능에 맡기는 수비를 자주 보여줬다. 외야에서 안전하게 처리하는 편이 더 나았을 타구도 서슴없이 몸을 날린다.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호수비가 자주 나온 건 사실이지만, 도박보다는 안정적인 수비가 필요한 순간에도 푸이그는 본능에 몸을 맡겼다.

문제는 넥스트 플레이다. 주자가 없을 때도 문제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안전하게 펜스 플레이를 해서 주자를 묶어놓는 게 필요할 때도 푸이그는 눈앞의 공만 따라가다가 오히려 주자들의 추가진루를 허용하는 일이 잦았다.
결국 폭탄이 터졌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카디널스의 시리즈 6차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3회 1사 후 맷 카펜터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카를로스 벨트란의 타구는 1-2루간을 빠져나가는 우전안타가 됐다.
일찍 스타트를 끊은 카펜터를 홈에서 막기는 힘든 상황, 하지만 푸이그는 2루나 커트맨에게 던지는 대신 홈으로 공을 쐈다. 영리하지 못했던 판단에 타자주자 벨트란까지 2루가지 갔다.
더 큰 사고는 그 다음에 나왔다. 추가 1실점을 한 뒤 2사 만루에서 셰인 로빈슨의 타구는 다시 푸이그 앞으로 갔다. 마음이 급한 푸이그는 넘어져가며 홈으로 공을 쐈지만, 공이 향한곳은 A.J 엘리스의 미트가 아닌 백네트였다.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게다가 5회에는 선두타자 야디어 몰리나의 우전안타를 허술하게 처리하다 뒤로 공을 흘려 2루까지 보내주고 말았다. 이미 한 번 상처입은 커쇼는 푸이그의 실책에 결국 무너졌다. 데이빗 프리스-맷 애덤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급격하게 흔들렸고, 그렇게 시리즈 분위기는 넘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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