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 부진하던 포항 스틸러스가 FA컵 우승으로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스틸타카'가 전주성을 무너트렸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1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제압했다.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포항은 승부차기서 신화용 골키퍼의 신들린 듯한 선방쇼에 힘입어 4-3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서 승승장구했다. 초반부터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까지 15승 11무 6패(승점 56)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춤했다. 8경기 1승 4무 3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8일 전북전 승리 이후 5경기째(4무 1패)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스쿼드가 두껍지 않아 리그와 FA컵을 병행하며 체력이 떨어졌다. 환경도 바뀌었다. 스틸야드 보수공사로 포항종합운동장으로 홈구장을 옮겼다. 바람, 잔디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특유의 스틸타카가 사라졌다.
FA컵 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잠시 잊어버렸던 승리 DNA를 찾았다. 자신감도 얻었다.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향한 질주에 날개도 달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한 판을 잡으면서 실리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또 FA컵 4회 우승(1996, 2008, 2012, 2013)으로 이 부문 최다 우승 팀에 등극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이룬 것이기에 더욱 값진 결실이었다. 명실공히 K리그 최고의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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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