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사나이' 박성호, "도움 올렸지만 골 못 넣어 아쉽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19 17: 12

FA컵 사나이다웠다. 박성호(31)가 머리로 도움을 기록하며 포항 스틸러스의 FA컵 2연패 및 최다 우승(4회)에 일조했다.
'스틸타카'가 전주성을 무너트렸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1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제압했다.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포항은 승부차기서 신화용 골키퍼의 신들린 듯한 선방쇼에 힘입어 4-3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성호는 이날 김승대의 선제골을 도우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24분 김대호의 롱스로인을 정확한 백헤딩 패스로 문전에 떨궈놨다. 김승대의 발앞에 떨어진 공이 귀중한 선제골로 연결됐다.

박성호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원정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끝까지 이기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며 "도움을 기록해서 좋긴 한데 골 욕심을 내고도 못 넣어 아쉽다(웃음). 동료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호는 유독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을만 되면 득점력이 불을 뿜었다. 지난해 FA컵 결승골을 터트리며 우승컵을 안긴 데 이어 올 시즌에도 FA컵 준결승전 결승골을 포함해 9, 10월에만 6골을 터트렸다. 덕분에 가을에 제철인 '가을 전어'라는 기분 좋은 별칭도 얻었다.
박성호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체력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다. 주위에서 잘한다고 칭찬해 주니 긍정의 힘으로 잘하고 있다"면서 "계약 문제도 있다(웃음). 여러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비결을 밝혔다.
포항은 올 시즌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 악화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스쿼드를 꾸렸다. 그래서 더 값진 우승이다. "시즌 초반 걱정이 앞선던 게 사실이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오늘 경기만 봐도 상대 팀은 승부차기서 외국인이 거의 다 차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한 박성호는 "국내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에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열정 만큼은 크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K리그 클래식 선두에 올라있는 포항은 이날 FA컵 우승으로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성호는 "최근 K리그서 승리가 없어 안타까웠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후반기에 무패행진을 달리며 시즌을 마무리한 만큼 올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도 있고, 오늘 우승으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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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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