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내야불안’ LG 스스로 벼랑에 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19 17: 55

김기태 LG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실수를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런 김 감독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있다. 실수가, 그것도 뼈아픈 시점에 계속 나오고 있다. 결국 그 잘못된 걸음이 누적된 결과 LG는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실책 4개를 저지른 끝에 4-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밀린 LG는 이로써 한 번의 패배가 가을잔치 종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4차전 두산 선발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호투한 유희관임을 생각하면 남은 시리즈 전망도 그렇게 밝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는 이날 타순은 그대로 둔 채 수비 위치만 손을 본 것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차전에서 결정적 실책 2개, 그리고 2차전에서도 내야 수비가 아주 매끄럽지 않았던 3루수 정성훈을 지명타자로 돌렸다. 대신 1루를 보던 김용의가 3루로 갔고 좌익수를 보던 이병규(7번)가 1루로 들어왔다. 내야의 귀퉁이가 모두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수비 위치 조정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어설픈 플레이가 나오며 벤치를 답답하게 했다.

패배도 패배지만 실점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3회 선두 김재호가 유격수 땅볼을 쳤으나 오지환의 송구가 약간 짧아 1루수 이병규가 놓쳤다. 송구와 포구 모두 아쉬움이 남았다. 공교롭게도 LG는 그 후 실책을 연발했다. 민병헌의 볼넷, 임재철의 우전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LG는 김현수의 1루수 앞 땅볼 때 병살의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연이은 실책으로 2실점했다.
이병규로부터 공을 건네받아 3루 주자 김재호를 홈에서 아웃시킨 윤요섭이 다시 1루로 던진다는 것이 송구 실책으로 이어졌다. 송구도 송구지만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던 투수 신재웅의 위치, 그리고 1루수 이병규의 위치가 겹쳤다는 점도 원활하지 않은 수비였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2루에서 3루를 돌아 뛰던 임재철이 3루수 김용의와 부딪히며 주루 방해가 선언됐다. 임재철은 홈을 밟아 실책 때문에 단숨에 2실점이 올라갔다.
LG는 1차전에서도 실책 때문에 졌다. 1회, 그리고 7회 정성훈의 실책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며 땅을 쳤다. 실책이 없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준 것, 경기 분위기를 뺏긴 것, 그리고 그 실책이 빌미가 돼 경기에서 진 것은 3차전도 똑같았다. 역시 실책으로 준 점수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알 수 없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 LG가 어려운 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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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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