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100% 잡아낸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어요“.
적절한 순간 3루타에 안타성 타구를 호쾌한 다이빙캐치로 걷어내는 최고의 수훈을 선보였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잠실 아이돌’ 정수빈(23)이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하는 값진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두산이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LG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LG를 5-4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정수빈은 이날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정수빈은 팀이 3-1로 앞서있던 4회 2사후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임재철이 볼넷을 골랐고 정수빈은 첫 번째 타석에 들어갔다. 정수빈은 LG 두 번째 투수 임정우를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으로 흐르는 1타점 3루타를 때렸다. 특히 수비가 압권이었다. 5-3으로 앞선 1사 1루 타석에는 LG 베테랑 타자 이병규(9번)가 있었다. 두산 중간 투수 홍상삼은 이병규와 7구 승부까지 갔다. 이병규는 홍상함의 7구째 147km 직구를 날카롭게 밀어 쳤다. 타구는 중견수 왼쪽으로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그러나 정수빈이 버티고 있었다. 타구를 포착하자마자 왼쪽으로 빠르게 달려 나왔고 정수빈은 한 마리 새가 먹잇감을 향해 돌진하듯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타구는 정수빈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정수빈의 호수비에 두산 덕아웃에 있는 동료들은 정수빈을 기쁨으로 맞이했다. 두산 홈팬들도 환호로 정수빈의 7회 ‘더 캐치’에 응답했다. 정수빈이 공수 만점 활약으로 시리즈 분위기를 장악했다. 정수빈이 시리즈 분위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정수빈은 “9회초 LG에 찬스가 많았는데 가까스로 분위기를 끊어서 다행이다. 단기전은 수비가 강해야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병규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으로 걷어낸 데 대해 “놓치면 무조건 지고 잡으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 다이빙캐치는 내게 노하우보다는 감인 것 같다. 90~100% 잡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잡는다”라고 답했다.
6회 좌완 류택현을 상대로 뽑아낸 번트 안타에 대해 그는 “상대가 좌완이라는 것도 생각을 하고 번트를 댔다. 3루수가 앞에 있었는데 1루 쪽으로 약하게 대면 좌완 투수가 1루수 쪽으로 던지기가 힘들다. 내가 나오면 어느 팀이나 번트를 생각하고 있어서 알면서도 대는 것이다. 내가 아웃되면 그래도 1루 주자가 2루를 밟을 수 있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베이스러닝을 할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운 정수빈은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에 대해 “체력은 많이 떨어진 것 사실인데 순간순간 집중력에 큰 힘을 내고 있다. 이 부분은 체력을 핑계로 댈 수 없다. 단기전이니 집중력 싸움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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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