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먼저 데려오려고 했는데...”
프로농구에 대체외국선수 자원을 두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프로농구 1라운드가 이제 중반을 향해 접어들고 있다. 각 구단 외국선수들의 기량과 장단점이 속속 파악되고 있다. 이에 일찌감치 교체를 결정하는 구단도 나오고 있다.
부산 KT는 18일 트레본 브라이언트를 교체하기 위해 아이라 클라크의 가승인을 신청했다. 클라크의 가세가 확정되면 브라이언트는 시즌 1호 기량미달 교체사례가 된다. 다른 구단들도 새로운 외국선수 찾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중 가장 선호되는 선수는 역시 클라크처럼 KBL 경험이 있는 ‘구관’들이다.

삼성은 발목부상을 당한 마이클 더니건을 일시대체하기 위해 지난 16일 디앤젤로 해밀턴을 데려왔다. 해밀턴은 지난 시즌 전자랜드서 ‘카스토’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선수. 이름은 새로웠지만 구면이었다.
경기 전 김동광 감독은 “어차피 더니건의 대체선수니까 빨리 한국에 올 수 있는 선수로 골랐다. 짧은 시간 찰스 로드를 막으면서 리바운드는 해줄 수 있을 것이다. 10kg 정도 감량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해밀턴 영입비화도 공개했다. 김 감독은 “원래 클라크를 데려오려고 했는데 KT에서 먼저 연락을 해서 비행기 표를 끊어준 상태였다. 그래서 안드레 브라운과 저울질을 하다 해밀턴을 데려왔다”고 했다.
대체선수로 경력자가 선호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응에 따로 시간이 필요치 않기 때문. 해밀턴은 더니건이 돌아오면 직장을 잃는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기량만 보여준다면 다른 구단에서 해밀턴을 데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밀턴에게 모든 경기가 실전면접이 되는 셈.
김동광 감독은 “우리가 써먹고 나서 기량이 올라오면 분명히 다른 팀에서 데려갈 것이다. 남 좋은 일만 하게 생겼다”면서 껄껄 웃었다. 이날 해밀턴은 8분 동안 4점, 3리바운드로 부진했다. 하지만 실전감각이 떨어질 뿐 몸 상태는 좋은 편이었다. 해밀턴은 앞으로 체력이 올라오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다.
부상이 아닌 기타사유(사실상 기량미달)로 인한 교체는 팀당 한 시즌 2회만 허용된다. 따라서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너무 시간을 끌다간 좋은 선수를 타 구단에 뺏길 수 있다. 각 구단 감독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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