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팀' 두산이 현행 포스트시즌 체제 최초로 2연속 '업셋'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은 지난 19일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회초 임재철과 민병헌의 기가 막힌 홈송구와 포수 최재훈의 철벽 블로킹에 힘입어 5-4 짜릿한 한점차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1패가 된 두산은 지난 2008년 이후 5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두산으로서는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벌이고 올라와 체력적인 부담이 컸지만 오히려 LG를 압도하는 기세로 무서운 바람을 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2연패 이후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지만 3차례 연장 승부로 5경기 54인 후유증의 클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두산은 열흘간 휴식을 취한 LG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마운드의 힘이 다소 부족하지만 야수들의 그물망 수비로 약점을 메웠다. 만약 두산이 이대로 LG를 잡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2연속 업셋을 이루게 된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체제로는 처음이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4위팀이 3위팀과 2위팀을 모두 꺾은 2연속 업셋은 모두 4번 있었다. 1990년 정규시즌 4위였던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빙그레를 2연승으로 꺾은 뒤 플레이오프에서 2위 해태마저 2연승으로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서 LG에 4전 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프로야구 최초의 2연속 스윕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96년에는 정규시즌 4위 현대가 포스트시즌 돌풍의 주역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한화를 2연승으로 일축한뒤 플레이오프에서 쌍방울에 2연패 뒤 3연승으로 창단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물론 현대도 해태에 2승4패로 패했지만 전성시대를 예고한 등장이었다.
2002년에는 LG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현대를 2연승으로 잡은 LG는 플레이오프에서 2위 KIA와 5차전 혈전 끝에 3승2패로 꺾으며 가까스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아름다운 준우승'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2003년 SK였다. SK는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삼성에 2연승, 플레이오프에서 2위 KIA에 3연승하며 파죽의 5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현대와 한국시리즈에서도 7차전 끝장 승부를 벌이며 3승4패로 아쉽게 패했지만 SK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두산이 2연속 업셋을 노리고 있다. 특히 두산의 경우 지금처럼 준플레이오프가 5전3선승제가 된 이후 첫 2연속 업셋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종전 4개팀과는 다르다. 종전 4개팀들은 모두 3전2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하며 체력 부담을 최소화한 상태였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 팀으로는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도전한다. 기적의 팀답게 새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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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