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68개의 주루사를 범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무려 6개의 주루사로 공격 흐름이 끊기고 있다.
LG는 지난 19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5로 석패했다. 특히 1점차로 따라붙은 9회초 주자 2루를 두고 두 번 연속 안타가 나왔지만, 2루 주자들이 연거푸 홈에서 아웃돼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다. LG로서는 너무 많은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LG는 2~3차전에서 주루사를 3개씩 기록했다. 2경기 총 6개의 주루사로 아웃카운트를 까먹었다. 그것도 홈을 노린 2~3루 주자가 당한 것만 해도 4개가 된다. 한마디로 4점을 잃은 플레이가 된 것이다.

특히 2차전 6회 1사 3루에서 이진영의 2루 땅볼 때 홈을 노린 박용택이 오재원의 송구에 걸려 아웃돼 추가 득점 찬스를 날렸다. 두산이 전진 수비를 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파고들다 완벽한 타이밍에 아웃됐다. 8회 2사 2루에서도 김용의 우전 안타 때 박용택이 2루에서 홈으로 질주했으나 정수빈의 홈 송구에 걸리며 잡혔다. LG가 2-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너무 어렵게 갔다.
3차전은 팀 패배로 직결된 주루사라 더욱 뼈아팠다. 3-4로 추격한 6회 1사 1·3루에서 김용의의 잘 맞은 타구가 두산 1루수 최준석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가 되는 바람에 1루 주자 박용택도 미처 귀루하지 못한 채 더블아웃됐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9회 두 번의 주루사는 치명적이었다. 4-5로 맹추격한 9회 1사 2루. 정성훈의 좌전 안타 때 대주자 이대형이 2루에서 홈으로 질주했다. 그러나 거리가 짧았고, 강견의 좌익수 임재철과 포수 최재훈의 철벽 블로킹에 막혀 홈에서 아웃돼 동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대형의 빠른 발과 원아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부를 걸어볼 만했지마 결과가 안 좋았다. 그러나 곧 이어진 주루사가 결정적인 치명타였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도 LG는 이병규(9번)가 1~2루 사이를 가르는 안타를 날렸고, 대주자 문선재가 이번에도 3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했다. 그러나 두산 우익수 민병헌의 정확한 홈 송구와 포수 최재훈의 길목을 차단한 완벽한 블로킹이 막힌 문선재가 홈에서 아웃돼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투아웃에서 두산의 수비가 앞으로 전진해 있었다는 점, 한 번의 실수는 있어도 두 번의 실수가 나왔다는 점에서 LG에는 더욱 치명적이었다.
LG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도루 5개를 성공시키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6개의 주루사와 1개의 견제사까지 허무하게 소모한 아웃카운트만 7개 달한다. 시즌 때 68개의 주루사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던 LG의 두려움없는 공격성이 포스트시즌에서는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LG로서는 보다 침착한 주루 플레이로 안전을 꾀해야 한다. 두산의 수비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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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