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과 '새내기'가 합작한 포항의 FA컵 2연패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20 08: 37

포항 스틸러스의 수호신과 새내기가 FA컵 2연패를 합작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제압했다.
포항은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서 신화용 골키퍼의 신들린 듯한 선방쇼에 힘입어 전북을 4-3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지난해에 이어 FA컵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북, 전남, 수원(이상 3회 우승)을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4회, 1996, 2008, 2012, 2013) 팀에 등극했다.
포항엔 9, 10월 들어 6골을 몰아넣은 '가을 전어' 박성호를 비롯해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명주, 득점 선두에 올라있던 조찬호와 노병준(이상 3골)까지 주목할만한 선수가 많았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포항의 수호신 신화용(30)이었다. 거짓말 같은 선방쇼를 펼쳤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5분 레오나르도의 빨랫줄 같은 슈팅을 막아냈다. 득점과 다름 없는 장면이었다.
예열을 마친 그의 진가는 승부차기서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5개 중 2개를 막았는데 순도가 매우 높았다. 승부차기서 가장 중요하다는 첫 번째 키커와 두 번째 키커의 슈팅을 모두 선방해냈다.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레오나르도와 케빈의 슈팅을 쳐냈다. 결과는 포항의 4-3 승리. 신화용이 프로 통산 3번째 FA컵을 품에 안는 순간이었다. 대회 MVP에 선정된 신화용은 "말하기 힘들 정도로 벅차다"며 가슴 떨린 소감을 전했다.
'새내기 강철전사' 김승대도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22살에 프로 데뷔 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활약을 펼쳤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물 만난 고기마냥 그라운드를 누볐다. '에이스' 황진성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강철전사답게 그의 심장도 강철 심장이었다. 전반 24분 박성호의 백헤딩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위치 선정, 침착함이 돋보였다. 데뷔 시즌 FA컵을 들어 올린 김승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떨리고 값진 경기였다"며 기쁨을 표했다.
dolyng@osen.co.kr
신화용-김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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