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와 시청자들 사이의 본격적인 '밀당'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고아라 남편을 맞추는 것. 정우가 고아라의 친오빠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연석과 함께 남편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미래의 고아라 남편이 누구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2회에서는 큰 반전이 공개됐다. 성나정(고아라 분)을 친오빠처럼 보살펴 주던 쓰레기(정우 분)가 사실은 친오빠가 아니라 나정의 죽은 오빠의 절친한 친구였던 것. 쓰레기는 나정의 오빠가 갑작스럽게 죽은 뒤 친오빠처럼 곁에서 챙겨줬던 것이다.
지난 1회에서 나정과 쓰레기는 보통의 남매처럼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응답하라 1994'의 공식홈페이지에 쓰레기가 '나정의 가족'으로 소개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의심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나정이 허리병이 도져 힘들어하는 모습과 함께 쓰레기가 그런 나정을 곁에서 챙겨주는 모습이 그려지며 그의 정체가 밝혀졌다. 나정은 쓰레기를 친오빠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그를 낯설게 느끼기 시작했고, 이 마음이 점점 사랑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특히 쓰레기는 병원에 입원한 후 혼자 힘들어하는 나정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커튼을 쳐주고, 머리를 만져주며 따뜻하게 안아주는 등 자상한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방송 말미에서는 술에 취하면 사람을 무는 버릇이 있는 나정이 하숙생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취해 쓰레기의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그려져 시선을 집중시켰다. 쓰레기와 나정이 친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나정이 쓰레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첫키스처럼 로맨틱하게 그려졌다. 또 칠봉이(유연석 분)가 첫 등장하면서 앞으로 나정-쓰레기와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쓰레기의 정체가 밝혀진 후, 그는 공식홈페이지 인물소개에서도 '나정의 가족'에서 '신촌하숙 하숙생들' 중 한명으로 옮겨졌다. 또 방송 말미에서는 그 역시 칠봉이, 해태(손호준 분), 삼천포(김성균 분) 등과 함께 나정의 남편 후보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7'에서도 성시원(정은지 분)의 남편 후보로 윤윤제(서인국 분)와 윤태웅(송종호 분)을 거론하며 마지막까지 정체를 숨겼던 제작진은 이번에도 쓰레기의 정체를 시작으로 시청자들과의 밀당을 시작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반전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고, 예상치 못했던 나정과 쓰레기, 그리고 칠봉의 삼각관계가 궁금증을 높인다는 평이다. 과연 전작을 통해 시청자와의 밀당의 기술을 제대로 터득한 제작진이 '응답하라 1994'에서는 또 어떤 반전 있는 전개로 재미를 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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