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벼랑 끝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투수와 마주한다.
LG와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서 각각 우규민과 유희관을 예고했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지고 있는 LG에 있어 이날 패배는 바로 시즌 종료, 그만큼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해야한다.
문제는 상대 선발투수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두산 좌투수 유희관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에서 각각 7⅓이닝 1실점·7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5차전 유희관의 투구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안타 1개만을 내주며 탈삼진 9개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가 안 됐지만 포수 최재훈의 미트 방향 그대로 공이 들어갔고 변화구의 제구도 완벽했다.

유희관은 LG를 상대로도 강했다. 올 시즌 LG와 7경기 25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2.88을 찍었다. 통산 첫 선발승도 5월 4일 LG전이었다. 이날 경기 선발승을 올리면서 선발진에 안착했고, 포스트시즌서도 유희관의 반전 시나리오를 이어지고 있다.
LG로선 빨간불이 켜진 상황. 하지만 희망은 있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과정을 보면 LG가 유희관을 무너뜨릴 확률은 상당하다. 일단 주축선수 대부분이 유희관에게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리드오프 박용택이 상대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이병규(9번)는 4할4푼4리(9타수 4안타), 손주인은 3할7푼5리(8타수 3안타)로 유희관을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4차전 첫 선발출장이 예상되는 정의윤 또한 3할3푼3리(9타수 3안타)로 자기 몫을 다했다.
전날 허무한 주루사로 패했지만, 클린업트리오의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빈타에 허덕였던 이진영 정성훈 이병규(9번) 모두 3차전서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4번 타자 정성훈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완벽 부활을 알렸다. 3차전 2번 타순이 어떻게 구성될지는 미지수지만, 2·3차전 테이블세터 박용택과 김용의의 타율은 각각 5할8푼3리·3할3푼3리에 이른다. 손주인과 정의윤 등이 하위타선에서 박자만 맞춰준다면, 경기 초중반 리드를 잡는 것도 가능하다.
마운드 또한 내일이 없는 운용에 나선다. 선발투수 우규민은 올 시즌 두산과 1번 맞붙어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우규민 뒤에는 류제국과 리즈를 제외한 투수 전원이 대기할 것이다. 실책이 발목이 잡았을 뿐, LG 마운드는 플레이오프 시리즈서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2차전과 마찬가지로 수비 실책만 나오지 않는다면, 마운드 싸움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박용택은 지난 2차전 승리 후 두산 마운드에 대해 “개인적으로 두산 투수들의 공이 입맛에 맞는다. 유희관에게 당하는 것을 보면 왜 당할까 싶기도 하다”며 “전체적으로 두산도 투수력보다는 타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투수들이 특급 에이스라기보다 수준급의 투수들이라는 생각이다”고 자신감을 밝힌 바 있다.
LG가 4차전을 가져가면 5차전 선발 매치업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5차전에선 류제국과 4일 휴식을 취한 리즈 모두 등판이 가능하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향한 반전을 이루려면 유희관을 공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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