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1실점 인생투' 유희관, 3G 만에 승 요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20 16: 35

스마트한 2G 휴대전화를 보는 느낌. 구속은 느리지만 제구력, 변화구 구사력과 경기 운영 능력. 여기에 간결하고 안정된 투수 수비까지 스피드 빼고 다 갖춘 투수다. 두산 베어스의 히트 상품 좌완 유희관(27)이 가을야구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뼈아픈 동점타를 내줬다. 그러나 한 점 차 리드 속 충분히 빼어난 호투로 승리요건이 다시 주어졌다.
유희관은 20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2-1로 앞선 8회초 데릭 핸킨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지난 14일 목동 넥센 준플레이오프 5차전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또다시 인생투를 펼친 유희관이다.
1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유희관은 권용관을 유격수 땅볼로 일축한 뒤 이진영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첫 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팀의 선취점 무산 후 2회초 유희관은 선두타자 정성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막아냈다. 다음 타자는 최종전 역전 결승타를 자신으로부터 뽑아냈던 이병규(9번)였다.

그러나 유희관은 이병규의 다운컷 스윙에 유격수 키를 넘는 좌전 안타를 허용,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뛰어난 코너워크로 정의윤을 3구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 째를 기록한 유희관은 김용의도 적절한 변화구 구사와 제구력을 이용해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말 상대 실책에 편승해 선취점을 얻은 상황에서 3회초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선두타자 손주인에게 2루수 키를 넘는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2개 째 피안타. 후속 타자 윤요섭의 번트는 약간 느린 듯 했는데 유희관은 과감하게 2루로 송구했다. 결과는 선행주자 포스아웃. 담력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박용택의 2루 땅볼 때 1루 주자 윤요섭만을 포스 아웃시킨 유희관은 1루를 밟은 박용택을 연이어 견제했다. 그리고 권용관을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3회말 2사 만루 찬스가 무산된 뒤 유희관은 4회초 이진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첫 선두타자 출루를 기록했다.
후속 타자 정성훈을 상대로 연이어 높은 볼을 던지며 3볼로 몰린 유희관. 결국 유희관은 정성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2루 경기 첫 위기에 놓였다. 더욱이 타석의 타자는 이병규(9번). 한 점 차 박빙인 만큼 승부처였다. 의외의 번트가 나왔으나 유희관은 당황하지 않고 3루로 송구해 이진영의 포스아웃을 이끌었다.
그리고 LG는 정의윤 대신 이병규(7번)를 대타로 기용했다. 초구를 끌어당긴 이병규의 타구는 굉장히 크게 뻗었다. 그러나 워닝트랙에서 우익수 정수빈의 글러브로 빨려들었고 정성훈의 태그업으로 2사 1,3루가 되었다. 후속 김용의의 타구는 빗맞은 좌익수 뜬공. 유희관은 무사 1,2루 위기를 제대로 막아냈다.
5회초 선두타자 손주인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한 유희관은 윤요섭도 1루수 파울 플라이했다. 그리고 자신을 도발했던 박용택과의 세 번째 대결도 2루 땅볼로 이끌며 5이닝 째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초 유희관은 선두타자 권용관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 두 번째 선두타자 출루를 내줬다.
이어 이진영까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2루 유희관에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정성훈의 좌익수 플라이 후 1사 1,2루서 연이어 이병규들을 맞게 된 유희관. ‘적토마’ 이병규는 좌익수 플라이를 물러나며 2사 1,2루가 되었다. 앞서 큼지막한 타구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빅뱅’ 이병규와의 대결. 유희관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김용의를 만루 위기에서 상대하게 된 유희관. 김용의의 타구는 크게 튀는 유격수 땅볼이 되었고 유격수 김재호가 이를 잘 처리하며 유희관은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이닝 요건을 채웠다. 7회초 유희관은 손주인을 스탠딩 삼진으로 잡아내며 예리한 제구력을 뽐냈다. 그러나 윤요섭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 5개 째 피안타를 기록했다.
대주자 이대형을 1루에 놓고 박용택과의 대결을 앞둔 유희관. 여기서 유희관은 박용택에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며 결국 1-1 동점을 내줬다. 권용관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가 된 순간. 유희관은 이진영을 134km 직구로 삼진처리하며 역전 위기는 넘겼다. 그리고 7회말 이종욱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승리 요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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