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LG의 반전 드라마는 여기까지였다.
LG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서 1-5로 패했다. 이로써 LG의 2013시즌은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막을 내렸다.
LG는 시즌 전 선발진 불안, 주축 선수의 노쇠화란 우려 속에 대부분의 전문가들로부터 4강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데 성공, 선발진에 두 자릿수 승을 올린 투수만 3명, 베테랑 야수진은 건재함을 과시하며 쉬지 않고 달렸다.
신예 선수들의 성장으로 신구조화가 이뤄졌고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점을 찾았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면서 LG는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 천금의 승리를 거두며 2위로 11년 만에 가을잔치 티켓을 얻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선 진한 아쉬움만 남고 말았다. LG는 페넌트레이스 순위상 2위가 낮은 두산을 넘지 못했다.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잠실덕아웃 시리즈서 정규시즌에 나오지 않았던 실책성 플레이가 연달아 나왔다. 정규시즌 최강 마운드가 포스트시즌서도 위력을 발휘했으나 내야진 불안과 타자들의 작전수행 능력 부족이 패배로 이어졌다.
LG는 1차전 베테랑 3루수 정성훈의 예상치 못한 실책 2개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2차전 레다메스 리즈의 완봉급 역투로 반격에 성공했지만 3차전 3회말 실책 3개가 우르르 나오며 허무하게 리드를 놓쳤다. 박용택과 손주인, 오지환의 호수비도 나왔지만 코너 내야진이 시리즈 내내 흔들렸다.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된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2회말 2사 1, 2루에서 최재훈의 1루 땅볼로 이닝이 종료되는 듯 했으나 1루수 김용의의 에러로 두산에 선취점을 내줬다. 작전수행 능력에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3회와 4회 각각 무사 1루, 무사 1, 2루 찬스서 희생번트에 실패하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8회말 1점차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최준석에게 홈런, 오재일에게 장타를 허용하며 분위기를 두산에 넘겨주고 말았다.
긴 시간의 기다림을 해소한 가을잔치는 분명 아니었다.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퇴장 당했기에 잔혹한 가을이 됐다. 이렇게 LG는 수비력 향상과 외국인 선발, 그리고 베테랑 선수들의 건재라는 숙제를 안고 2014시즌을 바라보게 됐다.
drjose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