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한을 상징하는 두 선수는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11년 만에 맞이한 포스트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과는 없었다. 이병규(39)와 박용택(34)의 가을이 허무하게 끝났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또 다시 나온 내야진의 실책, 그리고 타선의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한 채 1-5로 졌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LG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2002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그간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성과였다. 이런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 특별한 선수들도 있었다. 바로 2002년 당시 팀 타선을 이뤘던 이병규와 박용택이었다. 이병규는 당시 물 오른 기량을 과시했고 박용택은 신인으로 포스트시즌을 겁 없이 누볐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두 선수는 시즌 내내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고 끌어당기면서 팀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상도 나쁘지 않았다. 2차전에서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박용택은 4차전에서도 선발 유희관에게 첫 타점을 뽑아내는 등 4경기에서 타율 4할7푼1리(17타수 8안타)로 맹활약했다. 3차전까지 타율 2할3푼1리로 다소 부진했던 이병규도 4차전에서 두 개의 안타를 치는 등 분전했으나 결국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역시 2002년 신진급 선수로 맹활약을 펼쳤던 이동현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 3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지만 당시 이상의 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모든 이들에게 아쉽기만 했던 LG의 가을이었지만 2002년의 기억을 안고 뛰었던 이 선수들에게는 더 가슴 아린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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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