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진화하는 김신욱, 클래스 증명한 '명품 감아차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20 17: 23

그야말로 완벽한 감아차기였다. 2m에 육박하는 큰 키 때문에 '헤딩 머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신욱(25, 울산)은 완벽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터뜨린 후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0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서 2-0 완승을 거두고 리그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항과 전북(승점 56)에 밀려 3위에 자리했던 울산은 17승 7무 7패(승점 58)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5일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선두로 도약한 울산은 서울원정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하며 리그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선제골을 터뜨린 하피냐도 돋보였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김신욱이었다. 발로 머리로 울산 공격을 이끈 김신욱은 울산이 1-0으로 앞서 있던 후반 25분 팀에 추가골을 안겼다. 왼쪽에서 한상운이 밀어준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로 감아차 서울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꽂아넣은 것. 김용대가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슈팅이었다.
홍명보호 1기에 선발된 후 연달아 대표팀에서 제외되며 고배를 마신 김신욱이다. '김신욱이 들어가면 자연스레 선수들이 머리를 보고 공을 주게 된다'는 이유로 이후 대표팀에서 배제됐다. 자신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김신욱에게는 쓰라린 경험이었다.
하지만 김신욱은 곧 기운을 차렸다. 김호곤 감독 역시 애제자를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김신욱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한 특별훈련 메뉴가 짜여졌다. 김신욱은 점프력과 순발력,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특별훈련에 매진했다. 노력은 김신욱을 배신하지 않았고, 김신욱의 플레이는 더욱 넓고 깊어졌다.
김 감독은 "예전처럼 헤딩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고, 공간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김신욱의 활동범위가 좁지 않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공격적 경기 운영이 원활해졌다"며 특별훈련의 효과에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김신욱 역시 "지난 부산전에서 헤딩이나 점프력 좋아졌다는 이야기 듣고, 이번 경기서도 골을 넣어서 조금이나마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현재 김신욱은 16골로 1위 페드로(제주, 17골)에 이어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 국내 선수 중 1위라는 이름에 걸맞게 머리로 발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김신욱이 다시 한 번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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