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맨발의 친구들'이 스타들의 일상과 먹방을 고루 잡으며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맨발의 친구들'은 태진아-이루 부자의 집밥과 이들의 밥을 전달받은 신화 신혜성의 집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다양한 스타들의 먹방을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나치게 먹방에 올인하는 느낌도 집밥이라는 메인테마로 면죄부를 받아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낙지꼬치 4개를 한입에 집어넣는 강호동의 모습이었다. 퀴즈를 맞춘 사람이 단 한 입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너에서 그는 낙지꼬치 4개를 한 입에 집어넣고는 꼬치만 꺼내는데 성공, 그만의 강점을 백분 발휘했다.

다른 멤버들의 활약도 빛났다. 윤종신은 출연진 중 거의 유일하게 입담을 뽐내고 있고, 김현중은 시종일관 땀을 흘리며 모든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유이는 낙지 한 마리를 거뜬히 한 입에 처리하는 털털한 모습으로 홍일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린이 입맛을 맡고 있는 은지원도 시청자들에게 집밥의 맛을 이해시키는데 한몫했다.
스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신혜성은 어린 시절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해주시곤 했던 김밥과 감자전 얘기를 털어놨고, 태진아와 이루는 집에서 누구의 입맛을 더 중시하는지를 두고 티격태격했다.
20년 이상 독립해서 살고 있는 신혜성은 한번 정리해둔 집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깔끔한 방을 유지하는 노하우를 공개하며 마치 옷 매장과 같이 가지런하게 정리된 집으로 눈길을 끌었다. 방을 둘러보는 가운데, 여자의 핀이 등장해 크게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진 않다. 스타들의 사적인 공간을 보는 즐거움과 올해 최고의 유행 아이템인 먹방이 결합했지만, 스토리가 약한 상태. 특이한 집밥을 보여주고 이를 먹는 스타들의 표정에 집중할 뿐, 다양한 집밥을 해먹는 주인공의 '실제 모습'이나 혼자 사는 스타의 절절한 외로움 보다는 '먹방'과 '화려한 집'이라는 그럴듯한 그림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스타의 사적인 공간과 먹방의 시너지가 더 클 수 있을텐데, 결과물은 아직 아쉬운 상태. 모든 메뉴에 거의 같은 리액션을 보이고 있는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일반 집밥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요리를 대거 내놓는 스타들의 모습이 그 간극을 잘 메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