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그래도 잘했다’ LG팬들, 아쉬움 속 박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20 17: 51

11년 동안 기다려왔던 꿈의 포스트시즌은 단 5일 만에 끝났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지만 LG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 시즌 동안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의 박수였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5로 졌다.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LG는 큰 경기에서의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가을야구의 단골손님 두산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줘야 했다. 패한 1·3·4차전에서는 여지없이 내야의 실책이 튀어 나왔고 믿었던 신바람 타선도 경기당 평균 2.25점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팬들의 열기 하나 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오랜 목마름을 해결할 기회를 잡은 LG팬들은 4경기 내내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잠실구장을 달궜다. 마지막 4차전에서도 그랬다. 0-1로 뒤진 7회 박용택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자 3루를 가득 메운 LG팬들은 열광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팀이 8회 결승점을 내주고 9회에는 믿었던 마무리 봉중근이 무너지는 순간에서도 LG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에도 아쉬움보다는 박수를 보내며 한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단이 침울한 표정과 함께 인사를 하러 나올 때 3루의 LG팬들은 큰 함성으로 선수들이 맞이했다. 반대편의 두산 응원단이 1루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축할 때도 LG팬들은 좀처럼 쉽게 경기장을 뜨지 못했다.
사실 그간 저조한 팀 성적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LG팬들이었다. 가을잔치는 남의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 LG가 달라진 모습, 달라진 근성으로 좋은 성적을 내자 숨어있던 팬심이 들끓었다. 올 시즌 관중동원에서도 압도적인 면모를 선보였고 다소 김이 빠져 있었던 포스트시즌 흥행을 주도하기까지 했다.
김기태 LG 감독도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고생했지만 올해 여기까지 온 것의 원동력은 다들 아시다시피 열광적인 우리 팬들이 있었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고맙고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LG의 가을은 끝났지만 팬들의 열기는 쉽게 잊히지 않을 2013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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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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