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피날레 승리를 장식하고 싶다는 약속 때문에 더욱 힘을 냈다”.
새로운 좌완 에이스의 탄생, 그리고 2013 가을의 전설을 쓰고 있다. 두산 베어스 주축 좌완으로 떠오른 유희관(27, 두산 베어스)이 가을 잔치서 인생투를 이어가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최고의 공신이 되었다.
유희관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LG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송곳 제구로 LG 타선을 압도한 유희관. 정확한 곳에 제구 되며 LG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공이었다. 특히 수비에서 유희관은 LG를 이겼다.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정확한 송구와 빠른 판단으로 LG의 작전 야구를 무마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배했다.
또한 유희관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이날까지 3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0.84의 특급 투수로 성장했다. 큰 경기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증명하며 비교적 약한 두산 불펜의 약점을 메우고 있다.
경기 후 유희관은 “제가 한 말을 지키려다보니 좀 힘들었다. 안 좋은 이미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자중하겠다”라며 웃은 뒤 “공이 높고 밸런스도 약간 안 좋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이길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개인 승리도 기쁘지만 팀이 이겼다는 자체가 정말 좋다. 그리고 제가 끝내야 경은이 형도 쉴 수 있는 만큼 제가 한 말 때문인지 더 힘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밝힌 유희관. 2차전이 LG의 2-0 승리로 끝난 후 박용택은 “왜 유희관의 공을 잘 못치는 지 모르겠다”라며 도발성 발언을 내놓았다. 박용택을 상대로 세 타석 째까지 무안타를 이끌던 유희관은 7회 동점 2루타를 허용했다.
“박용택 선배께는 또 한 번 배웠다. 오히려 안타를 안 맞았더라면 기고만장했을 텐데.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4회 연속 볼을 던진 데는 전체적으로 팔이 잘 나오지 않아 공이 높은 편이었다. 제 실수였는데 우리 수비 덕택에 운 좋게 넘어갔다. 이병규(7번) 선배의 타구는 홈런까지도 생각했는데 (정)수빈이가 정말 잘 잡아줬다”.
안정된 번트 처리와 투구 보다 빨라보이던 송구에 대해 “원래 번트 처리는 학창 시절부터 잘 했던 것 같다. 볼이 안 나가도 그것을 믿고 학창시절 내게 시키지 않았을까”라고 웃은 유희관은 “포수 콜에 따라 번트 타구를 처리한다. 제가 보기에도 송구가 더 빠른 것 같다”라며 넉살 좋게 웃었다.
삼성을 상대로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가장 강했던 유희관. 그러나 막판에는 박석민에게 만루포를 내주는 등 아쉬운 모습을 비췄다. 그에 대해 유희관은 “박석민 선배가 잘 쳤던 공이다. 더욱 집중해 나서고 상대를 더 분석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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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