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26, KGC)과 최진수(24, 오리온스)가 드디어 맞붙었다.
고양 오리온스는 20일 오후 4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60-4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개막 후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5연패의 수렁에 빠진 KGC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오세근과 최진수가 맞붙은 것은 이번이 무려 647일 만이다. 최근 승부는 2012년 1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5차전이었다. 당시 오세근은 14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12점, 5리바운드의 최진수에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도 KGC가 오리온스를 78-60으로 크게 이겼었다.

두 선수의 라이벌의식이 본격적으로 생긴 것은 2011년 12월 16일 대결이었다. 당시 최진수에게 블록당해 자존심이 상한 오세근은 강력한 원핸드 덩크슛을 꽂았다. 오세근은 지나가던 최진수와 어깨를 부딪치고 씩 웃었다. 최진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두 상남자의 화끈한 ‘맞짱’에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오세근이 발목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하며 오랫동안 둘의 대결이 성사되지 못했었다.
1쿼터 4분 20초를 남기고 오세근과 김태술이 동시 투입됐다. 오세근은 최진수와 매치업됐다. 1쿼터 종료 3분전 오세근은 골밑에서 공을 잡아 올라갔다. 하지만 최진수의 고공견제로 노골이 됐다. 오세근은 아직 전과 같은 몸 상태가 아니었다.
이번엔 최진수의 차례였다. 3점슛라인에서 공을 잡은 최진수는 파고들어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슛을 던졌다. 오세근과의 정면충돌은 승산이 없다고 본 것. 공은 림을 외면했다. 이어진 오세근의 돌파에 이은 슛도 최진수에게 막혔다.
아무래도 두 선수의 몸 상태가 전과 같지 않았다. 최진수는 2쿼터 초반 속공상황에서 득점을 올렸다. 아무래도 발목이 아픈 오세근이 최진수의 순발력을 따라가기는 버거웠다. 두 선수의 라이벌 의식만큼은 여전했다. 2쿼터 초반 최진수는 오세근에게 거친 몸싸움을 걸어 공을 빼앗기도 했다. 7분 정도를 소화한 오세근은 2쿼터 벤치로 들어갔다.
3쿼터 후반 투입된 오세근은 다시 최진수와 붙었다. 오세근은 포스트업에 이은 리버스 레이업슛으로 최진수에게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냈다. 파워와 순발력은 떨어졌지만 기술은 여전했다. 오세근은 랜스 골번의 골밑슛을 블록하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오세근은 포스트업으로 다시 최진수를 제치고 골밑슛을 올려놨다.
오세근은 최진수를 맡으면서 리온 윌리엄스에게 도움수비까지 갔다. 오세근은 1:1을 노리던 윌리엄스의 골밑슛을 완벽하게 쳐내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최진수는 오세근의 수비를 이용해 자유투 3개를 얻어 모두 넣었다. 두 선수는 리바운드다툼으로 헬드볼 판정을 받는 등 치열한 대접전을 펼쳤다.
이날 오세근은 5점, 4리바운드, 2블록슛을 올렸다. 코트에 그가 서 있는 것 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높았다. 라이벌 최진수는 12점, 2리바운드, 2스틸로 활약하며 승리를 챙겼다. 앞으로 두 선수가 건강한 상태로 다시 만나 진검승부를 펼쳐주길 기대 해본다.
jasonseo34@osen.co.kr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