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차트에 전운이 돌고 있다. 오는 26일 상위권을 휩쓸 게 뻔한 MBC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들이 풀리기 때문이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무한도전'은 보아, 지드래곤부터 유희열, 장미여관까지 다양한 가수들을 섭외하는데 성공했고, 이들 뮤지션들을 최대한 '막' 대하면서 웃음을 유발했고, 껑충 뛰어오른 시청률 표를 안았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가요제에는 무려 3만5천명이 몰려들었고, 이제 수백만 시청자들이 가요제가 전파를 타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한도전'은 난데없는 음원차트 '공습'에 가요관계자들이 놀라지 않도록 미리 음원유통사들을 통해 음원공개일을 공유했다. 그래서 많은 가수들이 컴백일을 조정했다. 그 결과, 오히려 이번주는 '무한도전'에게 통째로 음원차트를 바치는 모양새가 됐다. 라이벌도 없이 그야말로 '빈 집'이 된 것.

물론 예외는 있다. 바로 신승훈이다. 그는 23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컴백할 예정. '무한도전'의 줄세우기에 밀려날 게 뻔하므로 대부분의 가수들이 이번주 컴백을 꺼렸지만 신승훈은 뚝심있게 23일 컴백을 밀어부쳤다. 어차피 순위에 연연할 위상은 아니라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 신승훈다움 + 트렌드 화합
이번 앨범은 신승훈스러우면서도(?) 최신 음원차트 트렌드를 깊이 연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앞서 공개한 선공개곡 '내가 많이 변했어'에는 올해 음원강자로 인정받은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출격했다. 신승훈의 목소리와 최자의 랩은 예상보다 좋은 조합을 보였는데, 신승훈 특유의 깔끔한 멜로디에 최자의 랩이 어우러져 호평받았다.
23일 공개될 타이틀곡 '쏘리'는 보다 더 신승훈 다운 색깔에 가깝다. 그가 직접 작곡하고, '아이 빌리브'의 가사를 쓴 양재선 작사가가 노랫말을 지은 '쏘리'는 브리티쉬 록이지만, 애절한 신승훈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내가 생각나는 날 바람이 더 차길, 나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따끔거리길 바라는 마음을 시적인 가사와 신승훈 특유의 미성으로 예쁘게 담겼다.
기대감은 꽤 높은 편. 지난 19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2' 신승훈편에서는 방송 최초로 가수가 모창가수에게 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신승훈의 팬들이 얼마나 신승훈을 사랑하는지 보여준 셈이 됐다. 21일에는 SBS '힐링캠프'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 미안하지만 줄세우기 예약
'무도가요제'는 1위를 하느냐가 아니라, 몇곡이 상위권을 점령한 채 롱런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팬덤을 지닌 '무한도전' 멤버들에, 핫한 인기가수들이 다 모였으니 차트 점령은 따논 당상. 팀은 이렇게 준비됐다. 병살(김C-정준하), 형용돈죵(지드래곤-정형돈), 하우두유둘(유희열-유재석), 거머리(프라이머리-박명수), 장미하관(장미여관-노홍철), 세븐티핑거스(장기하와 얼굴들-하하), 갑(보아-길) 등이다.
게스트마저 탄탄하다. 김C-정준하의 무대를 위해 가수 빈지노와 현대 무용가 안은미, 지드래곤-정형돈의 무대를 위해서는 데프콘, 유재석-유희열의 무대를 위해 가수 김조한이 출연했다. 김C-정준하의 무대에는 가수 이소라가 피처링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모든 멤버들이 참여한 단체곡도 준비됐다.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정형돈과 지드래곤은 '우결' 뺨치는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둘 사이의 호흡이 어떨지 관심이 폭발하고 있고, 유희열과 유재석이라는 어울릴 듯 안어울리는 두 사람의 조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음원차트를 점령해온 프라이머리가 거성 박명수를 만나 제 실력을 발휘했을지, 보아와 길이라는 의외의 커플도 어떤 색깔을 만들어낼 것인지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초 박명수가 작곡가 데뷔를 하겠다며 멤버들을 이용해 음원차트를 점령한 바있어 가요계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상황. 이를 의식한 듯 '무한도전' 멤버들은 프로그램 제작 이후 최초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가요제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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