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박지윤이 21일 정오 인기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만든 댄스곡 ‘미스터리’를 들고 컴백한다. 이는 앞으로 1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4번의 싱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절마다 새로운 싱글앨범을 공개하고, 4장이 모두 발매되면 이를 합쳐 정규 앨범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독특한 활동 계획 만큼이나 가수 윤종신과의 만남이 눈길을 끈다. 박지윤은 최근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가요기획사 미스틱89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적극적인 음악 활동을 벌이기로 유명한 윤종신은 소속가수 박지윤의 첫 걸음에 함께 한다. 그는 수록곡 ‘목격자’에 작곡가 겸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호흡이 정말 잘 맞았어요. 찰떡궁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요. 스스로 제가 어떤 걸 가지고 있는지 보지 못하거든요. 종신 오빠하고 같이 아니까 저도 모르는 장점을 꺼내줬어요. 오빠하고 같이 녹음할 때는 이전에 불렀던 제 보컬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왔던 것도 같고요. 종신 오빠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부각이 되게끔 꺼내서 꾸며주더라고요.”

그동안 박지윤은 어쿠스틱한 발라드 음악을 주로 선보여왔다. 7집 ‘꽃, 다시 첫번째’, 8집 ‘나무가 되는 꿈’이 대표적.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입지를 넓히기도 했다. 10대에 연예 활동을 시작, 아이돌을 거쳐 20대 싱어송라이터로 격변의 시기를 거쳤던 그는 30대에 다시 댄스에 도전하는 모험을 앞두고 있다.
“새 소속사에서 다른 컬러로 시작을 하는 이유는 음악 색깔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이에요. 최근 보여드렸던 노래들이 어쿠스틱한 밴드 사운드, 또는 진지하고 슬픈 색을 가졌었거든요. 또 제가 방송 활동이 뜸했다 보니 예전 댄스 음악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아 밝게 출발해보자고 해서 ‘미스터리’를 타이틀 곡으로 했어요.”
아쉽게도 댄스곡이지만 박지윤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보기 힘들 것 같다. 그는 춤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며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음원에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박지윤의 섹시한 눈빛, 약간의 노출이 더해진 묘한 분위기가 어우러지면서 야릇함을 자아냈다. 섹시와는 거리를 뒀던 박지윤의 노선 변경이다.
“이제는 인정 하려고요.(웃음) 어렸을 때는 그렇게(섹시하게)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불편함 같은 게 있었는데요, 제가 원래 눈빛이 그렇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받아들이고 매력으로 만들어 보려고 해요. 굳이 섹시를 내세우려고 했던 건 아니고요. 30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원숙한 아름다움을 어필하고 싶었어요.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섹시하고 때로는 우아한 여자요.(웃음) 의상도 블랙 앤 화이트로 모던하고 엣지 있게 가려고 해요.”

요즘 가요계에서는 ‘캐롤’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봄에 ‘벚꽃엔딩’을 발표해 봄캐롤송을 만든 버스커버스커 이후로 각 계절마다 히트하는 노래에는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박지윤도 이를 노린 듯, 계절에 맞춰 신곡을 발표하겠다는 연간 계획표를 세워놨다.
“계절송이 되면 좋겠지만(웃음) 계절의 분위기 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장르나 ‘박지윤’을 표현하는 노래가 될 것 같아요. 일년동안 이뤄지는 프로젝트라는 점이 중요하죠.(웃음) 앞으로 다양한 뮤지션들과 작업을 할 계획이에요.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지윤의 컴백이 특별한 이유는 내면, 외면적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제해왔던 방송 출연으로 팬들과 자주 만날 계획을 세웠고, 꺼려왔던 섹시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매력으로 곁에 뒀다. 발라드에서 댄스로, 장르도 새롭다.
“이번 앨범에서 목표로 하는 건 30대 박지윤이 아직 살아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예전에 댄스음악을 할 때 저는 프로듀서가 만든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리고 7, 8집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걸 원없이 풀어냈죠. 이제는 프로듀서 윤종신, 가수 박지윤이 만나 새로운 걸 만들어냈어요. 여기에 30대가 된 저, 박지윤의 여유도 녹였죠. 오랜만에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아요. 이번 활동에서는 음악방송 하고 많이 찾아 뵈려고요. 기대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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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89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