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가 익숙한 팀들이 만났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4번째 매치가 성사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번이나 붙는 매치는 삼성과 두산이 최초다.
삼성은 혈전 속에서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으며 3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반면 4위로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2연승 이후 3연승으로 역전 드라마를 쓴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2위 LG를 3승1패로 일축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과 두산은 1982년 한국시리즈에서 원년우승을 놓고 다툰 바 있다. 이후 2001년과 2005년에 이어 올해까지 4번째 한국시리즈 매치. 역대 31차례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삼성, 해태-빙그레, 삼성-SK가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씩 매치가 성사됐지만 4번째 맞대결은 삼성-두산이 처음이다.

1982년 원년에는 두산의 전신 OB가 삼성을 잡고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이 한 수 위로 평가됐지만, OB는 에이스 박철순의 부상 투혼과 김유동-김우열의 홈런포를 앞세워 삼성을 무섭게 몰아붙였다. 특히 6차전에서 9회 김유동이 삼성 에이스 이선희를 무너뜨리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유동은 25타수 10안타 타율 4할 3홈런 12타점으로 MVP를 차지했다.
2001년에도 두산이 웃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쳤다. 일찌감치 한국시리즈를 기다린 삼성에 적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4승2패로 반전 우승을 차지하며 '미라클 두산' 신화를 썼다. 당시 두산은 유일하게 10승 투수없이 역대 최저 승률(.508)로 우승했다.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가 23타수 9안타 타율 3할9푼1리 4홈런 8타점으로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삼성은 2005년 깨끗하게 설욕했다. 삼성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가운데 두산도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쳤지만, 한화를 3연승으로 꺾고 체력을 비축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승부로 전망됐으나 막상 결과를 열어보니 삼성의 4전 전승. 권오준-오승환을 앞세운 삼성 마운드가 4경기에서 두산을 총 5득점으로 묶었다. 오승환이 3경기에서 1승1세이브를 올리며 7이닝 탈삼진 11개로 무실점하며 MVP에 등극했다.
삼성과 두산은 한국시리즈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4번이나 만났다. 플레이오프 도입 첫 해였던 1986년에는 삼성이 2승을 완봉승과 완투승으로 장식한 김일융을 앞세워 3승2패로 OB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04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은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두산을 눌렀다. 외국인 타자 맨디 로페즈가 13타수 6안타 타율 4할6푼2리 2홈런 타점 깜짝 활약하며 MVP가 됏다.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이 6경기 29타수 15안타 타율 5할4푼5리 3타점 6득점으로 펄펄 난 1번타자 이종욱을 앞세워 4승2패로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1~5차전 모두 1점차 승부로 혈전을 벌인 끝에 5차전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안타가 터진 삼성이 3승2패로 웃었다. MVP는 21타수 8안타 타율 3할8푼1리 1홈런 6타점의 박한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3번, 플레이오프 4번 맞붙었던 '가을야구 단골손님' 삼성과 두산. 가을야구의 인연이 깊은 두 팀의 한국시리즈 사상 첫 4번째 매치에서는 어느 팀이 웃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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