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 삼성 꺾은 2001년 우승 분위기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21 06: 20

'어게인 2001'. 
'뚝심의 팀' 두산이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4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그 과정은 험난했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14회 연장 승부를 벌인 3차전에서 기사회생한 뒤 4~5차전까지 가져가며 3승2패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위 LG와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은 3승1패로 여유있게 승리하며 정규시즌 4위팀으로는 역대 5번째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과 오는 24일부터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를 벌인다. 삼성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두산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두산도 3일간 휴식기를 통해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시간까지 벌었다. 여러모로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보여주고 있는 두산의 저력은 2001년을 연상시킨다. 2001년은 두산이 가장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로 남아있다. 그해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한화를 2연승로 가볍게 누른 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만났고, 역시 3승1패로 꺾고 파죽지세를 달렸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상대가 너무 높아보였다. 그도 그럴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당시 두산보다 승차에서 무려 13.5경기나 앞서있었다. 승률에서 삼성(.609)-두산(.508)은 무려 1할 넘게 차이가 났다. 그 누가 보더라도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리즈. 그러나 두산은 예상과 확률을 뒤엎으며 대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불펜투수 의존도가 높았던 두산은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채 1차전에서 패했다. 하지만 2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연기되며 체력을 세이브한 뒤 이튿날로 미뤄진 2차전에서 승리하며 원정에서 1승1패했다. 이어 잠실에서 치러진 3~6차전에서 3승1패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해 두산은 최초로 10승 투수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팀으로 남아있다. 진필중과 이혜천이 거둔 9승이 팀내 최다승이었다. 아울러 역대 최저 승률 한국시리즈 우승팀이기도 했다.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을 영입하며 숙원을 풀고자 한 삼성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1년 뒤에야 이뤄졌다. 김인식 감독을 앞세운 두산의 기운이 더 셌다. 
올 가을 두산의 분위기도 2001년 못지않다. 오히려 그때보다 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단단히 뭉쳐있다. 불펜 의존도가 높았던 당시와 달리 선발진을 중심으로 불펜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어 삼성과도 충분히 해볼만하다. 다만 당시 우즈·김동주·심재학·안경현·홍성흔으로 이어진 막강 타선에 비해 많이 약해진 공격력을 살리는 게 두산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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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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