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이 3억 5000만 원의 몸값을 할까.
고양 오리온스가 드디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20일 오후 4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졸전 끝에 60-48로 이겼다. 개막 후 4연패에 빠졌던 오리온스는 시즌 첫 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졸전이었다. 양 팀은 단 108점을 합산하며 올 시즌 최소득점 경기를 했다. 득점이 어지간히 터지지 않았다. 두 팀의 야투율은 각각 36%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KGC는 3점슛 19개를 던져 단 하나를 성공시켰다. 그나마 김윤태가 시간에 쫓겨 던진 행운의 슛이 꽂혔다.

오리온스의 ‘빅3’ 김동욱(3점, 2리바운드), 최진수(12점, 2리바운드), 전태풍(5점, 6어시스트) 트리오는 단 20점을 합작했다. 김동욱(3억 5000만 원), 최진수(1억 9500만 원), 전태풍(5억 원) 세 선수의 연봉을 합하면 10억 4500만 원으로 샐러리캡 22억 원의 47.5%를 차지한다. 몸값을 하려면 세 선수가 적어도 50점 이상은 합작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김동욱은 2011-2012시즌 김승현과 1대1로 트레이드되며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13.9점, 3.7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올리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국가대표팀에 처음 승선하는 등 주가를 높인 그는 연봉 4억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어 FA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동욱은 9.7점, 3.2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시즌 김동욱은 3억 5000만 원으로 몸값이 대폭 깎였다. 연봉은 2억 6000만 원이고 인센티브 9000만 원이 붙는 조건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4.8점, 2.0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활약이 미미하다. 그는 오프시즌 무릎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몸이 완전치 않은 상태다. 특히 순발력이 떨어져 상대선수 수비에 애를 먹고 있다. 김동욱은 리딩까지 볼 수 있는 만능포워드다. 하지만 전태풍, 이현민 등 가드들과 역할분담이 원활치 않아 다재다능함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20일 첫 승을 거둔 추일승 감독은 “최진수와 김동욱이 수술을 받고 재활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선수들이다. 장점을 살려주다 보면 차차 좋아질 것”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동욱은 이제 개인성적은 물론 팀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입장이다. 이대로라면 주장으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다. 오리온스가 하위권을 탈출하려면 김동욱이 몸값을 다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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