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VS 0%?
2013 한국시리즈 상대카드가 결정됐다. 일찌감치 직행티켓을 거머쥐고 기다리고 있는 삼성의 상대는 두산이 됐다. 정규리그 4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2위 LG를 거침없이 꺾는 하극상을 일으키며 5년만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두산은 2000년 우승 이후 13년만에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삼성은 사상 두 번째 한국시리즈 3연패와 함께 통산 6번째(1984년 통합우승 제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그런데 두 팀의 대결은 확률상으로 본다면 100%와 0%의 대결이나 다름없다.

지난 2000년 이후 12년 동안 1위 프리미엄이 시리즈를 지배했다. 즉,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시리즈에 선착한 1위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12년째 하극상을 용인하지 않고 있다. 7차전 혹은 9차전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졌지만 모두 선착팀이 웃었다.
더욱이 정규리그 4위가 우승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역대로 4위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경우는 네 차례 있었다. 1990년 삼성이 빙그레와 해태를 잡고 진출했다. 1996년 현대, 2002년 LG도 하극상 돌풍을 일으켜지만 해태와 삼성의 제물이 됐다. 2003년 SK는 현대와 7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3위팀이 역전 우승한 경우는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도입 이후 작년까지 단 두 차례 있었다. 1992년 페넌트레이스 3위 롯데는 삼성을 2연승으로 누르고 플레이오프테어 해태를 3승2패로 제압했다. 이어 빙그레도 4승1패로 누르고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 성공 사례가 바로 두산이다. 2001년 정규리그 3위로 한화를 2연승으로 꺾고 현대도 1패후 3연승으로 제압했다. 김응룡 감독의 삼성을 맞아 절대적인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4승2패로 꺾고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준플레이오프 팀 하극상 우승은 21번 가운데 단 2번만 성공했다. 확률로 본다면 9.5%이다.
그런데 두 번의 준플레이오프 팀 하극상은 모두 3전 2선승제에서 나왔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한 경우는 없었다. 2005년, 2008~2012년까지 모두 6번의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도입 이후 체력적인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하극상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두산은 모두 9경기를 치르고 삼성과 격돌한다. 매경기 총력전을 치렀다. 사흘간의 휴식이 주어지긴 했지만 체력적으로 커다란 부담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은 20일 가깝게 충분한 휴식과 몸을 만들었다. 오승환이 버티는 불펜에서 두산에 앞서 있다. 이번에도 확률 100%와 0%의 싸움을 재확인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기적의 드라마가 나올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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