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달라진 가을, 강력한 선발야구 무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21 13: 20

두산은 지난 10년간 무려 8번이나 포스트시즈 진출한 가을야구 단골손님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3번 있었을 뿐 정상의 고지를 밟지 못했다. 
그동안 두산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소는 마운드 그것도 선발진이었다.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10승 투수 한 명 없이 거함 삼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마운드의 부족함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타선이 있었다. 2001년 같은 극적인 업셋을 두 번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후 두산의 포스트시즌은 언제나 한 끗 모자랐다. 2007~2008년 SK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으나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MVP를 차지한 외국인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 강력한 원투펀치를 형성했지만 그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토종 선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해 두산은 1차전 선발이었던 리오스를 3일 휴식 후 4차전에서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4차전을 내주며 흐름을 SK에 빼앗겼다. 마지막 경기가 된 6차전 선발은 그해 중간계투로 활약한 임태훈이었다. 리오스-랜들 다음으로 김명제가 기록한 4승이 토종 선발 중에서 최다승일 정도로 선발이 약했다. 
리오스가 일본으로 진출한 2008년에도 10승 투수는 김선우 뿐이었고,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또 패퇴했다. 2009~2010년에도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SK와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9년 선발 10승은 김선우 뿐이었고, 2010년에도 10승 투수 히메네스와 김선우를 뒷받침할 선발 자원이 부족했다. 
선발투수에 한계가 있다 보니 불펜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경기 후반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했다. '선발진이 조금만 더 강하고 두터웠다면…'하는 아쉬움이 매년 가을마다 남았다. 두산이 가을야구의 끝자락에서 항상 눈물을 머금도 돌아서야 헀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선발진의 부족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두산이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전을 딛고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은 데에는 선발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2.42에 불과하다.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6경기이고, 5회 이전 조기강판된 것은 1경기밖에 안 된다. 9경기를 치렀음에도 불펜진의 체력 소모가 심하지 않다. 
확실한 선발 3인방이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고있다. 12승의 니퍼트, 11승의 노경은, 10승의 유희관이 선발 트리오로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좌완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1⅓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0.84로 괴력투 펼치고 있다. 3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던진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 
여기에 더스틴 니퍼트가 불펜을 제외한 선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4.76으로 조금은 불안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5회 이상 마운드를 지켜냈다. 우완 노경은도 2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하며 1승 평균자책점 3.75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4선발 이재우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⅔이닝 1실점 깜짝 역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지난 10년의 가을과는 확실히 다른 게 바로 이처럼 탄탄한 선발진이다. 두산이 강력한 선발야구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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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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