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산으로 간 ‘불의 여신’, 그래도 김범은 건졌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22 07: 41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종영까지 1회만 남은 가운데, 주요 배역이었던 김태도를 연기한 김범이 극중 죽음을 맞이하며 하차했다.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산으로 가고 있지만, 지극정성의 순애보를 연기한 김범의 존재는 빛이 났다.
지난 21일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 31회는 유정(문근영 분)의 도자기 빚는 천재성에 감복한 일본이 그를 납치하려는 수작이 그려졌다. 태도는 유정을 구하기 위해 일본 무사들과 칼을 겨눴다.
결국 태도는 유정을 도망가게 하고 자신은 칼에 맞아 죽음에 이르렀다.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유정만 바라봤던 태도는 유정의 품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태도를 연기한 김범은 종영을 1회 앞두고 뛰어난 열연을 남긴 채 하차했다.

이 드라마는 조선 최초의 사기장이 된 유정의 예술혼과 사랑을 담았다. 유정이 온갖 방해를 뚫고 사기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태도와 광해(이상윤 분)의 조력이 있었다. 그리고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태도는 유정이 위험에 빠져있을 때는 언제나 뛰어왔고, 유정만 바라봤다. 유정과 대립각을 세운 심화령(서현진 분)의 연정을 뿌리치며 갈등의 씨앗이기도 했다. 태도의 유정에 대한 순애보는 드라마 방영 내내 깊게 다뤄졌다. 때문에 태도의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진심 가득한 사랑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김범은 이번 작품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 외에도 슬픈 눈빛이 깔려 있는 짝사랑을 표현했다. 그는 언제나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태도에 외로운 감정선을 덧입혔다.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무신이면서도 유정 앞에서는 따뜻하기 그지 없는 남자로 변신했다. 눈빛에 담긴 태도의 슬픈 사랑은 매 순간 눈물샘을 자극했다.
전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껄렁껄렁하면서도 의리가 넘치는 진성 역을 연기했던 그였다. 김범은 진성의 잔상이 잊혀지기도 전에 바로 투입된 ‘불의 여신 정이’에서 순정을 품은 상남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춘 김범은 이번 작품에서도 중심을 잘 잡았다.
사실 이 드라마는 중반 이후 변질된 캐릭터와 기획의도를 잃어버리고 갈팡질팡하는 전개로 인해 시청률이 급락하는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드라마의 판이 뒤흔들리고,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가득한 가운데서도 김범은 묵묵하게 열연을 펼쳤다.
한편 ‘불의 여신 정이’는 단 1회만 남은 가운데, 유정의 아버지인 이강천(전광렬 분)이 일본과 결탁하면서 분원이 위기에 휩싸였고, 광해(이상윤 분)가 조선을 구해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놓이며 결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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