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발라더'의 예능은 유쾌했다.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재치 있는 답변을 이어갔으며 가을 감성을 물씬 풍기는 노래도 들을 수 있었고, 끝없는 웃음으로 가벼운 웃음을 주면서도 깊이 있는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신승훈의 진가가 빛난 진짜 '힐링캠프'였다.
신승훈은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결혼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방송 초반부터 MC들 못지않은 입담을 자랑해 재미를 더했고, 후반부에는 감미로운 노래와 소신 있는 발언으로 속 깊은 이야기도 꺼내 놨다.
이날 신승훈은 화제를 모았던 다비치 강민경과의 열애설에 대해 "증권가 정보지에 강민경과 사귄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하며 "제일 기분 나빴던 것은 신승훈이 강민경이랑 나온 것이 아니라 강민경이 신승훈이랑 나온 것이다. 가나다순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연관검색어에서 없어졌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민감할 수 있는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에 유쾌하게 답한 것.

또 결혼에 대한 질문에는 "못한 건 아니고 안한 것 같다. 솔직히 '사랑과 전쟁'을 너무 많이 봤다. 수많은 남녀관계를 보면서 뭐 저럴 수 있나 했다"라며 "그러다가 그걸 끊고 '짝'을 봤다. 손잡고 정말 설렐까 생각하면서 나도 연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신승훈은 방송 초반 촬영장소를 설명하면서까지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돌직구'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하며 특유의 재치를 잃지 않았고, MC들과 주고받는 호흡도 뛰어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MC 이경규가 "재미있지만 깊이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좀 더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 신승훈은 그동안의 히트곡을 들려주며 그가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로 아버지가 선물한 기타에 대해 털어놨다. 또 과거 라이브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던 것과 지난 4년 동안 음악을 끊고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밝혔다.
신승훈은 "나이가 들면서 무뎌지고 음악이 싫어질 때가 있었다. 예전에는 내 인생에서 음악이 9였는데 바뀌었다"며 "앞으로 또 해야 하는데 20대부터 시작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지고 할 수 있을지, 직업으로 억지로 해야 하는지 고민해 4년 동안 음악을 듣지도 않았다"고 말하며 최고의 가수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또 데뷔 때부터 줄곧 지켜온 소신에 대해서도 말했다. 신승훈은 이경규가 광고에 대해 언급하자 "한 편도 찍지 않았다. 과거에는 내 노래는 슬픈데 끝나자마자 밝은 광고가 나오는 게(싫었다). 내가 유치한 생각을 했더라"라며 "보고 싶을 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광고를 찍으면 보고 싶지 않아도 보지 않느냐"라고 그만의 생각을 밝혔다. 유쾌함에 깊이 있는 내면까지 더해졌다.
'힐링캠프' 신승훈 편은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23년차 가수로서 신승훈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그는 무겁거나 민감할 수 있는 질문도 유쾌하게 넘기며 토크쇼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특히 신승훈이 들려준 명곡들은 쌀쌀한 가을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역시 신승훈, 최고의 감성을 가진 발라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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